국내 산업의 대외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각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내 광속상거래(CALS)를 이른 시일 내에 업종별 CALS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항공, 국방, 정보통신 등 관련분야의 국내 업체들은 대외경쟁력 향상 및 생산성 제고 차원에서 CALS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 업체들이 아직까지 기업 내부나 1차 협력업체(부품업체)들간 정보인프라 구축에만 신경을 쓰는 상태여서 진정한 의미에서 CALS라고 할 수 있는 업종별 또는 산업별 CALS구축은 도외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CALS라는 개념이 유행병처럼 번지던 지난 2, 3년 동안 CALS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 뒤처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던 대부분 기업들이 CALS구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기업과 협력업체간 또는 경쟁업체간 정보교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데다 1차 협력업체에서 2차, 3차, 4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모기업 또는 완성품 업체로부터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정보유통 채널의 외곽지대로 남을 공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CALS분야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경우 국방, 자동차 등 산업별로 공조체제가 활발하게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례로 전세계 자동차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경우 자동차산업액션그룹(AIAG)이 중심이 돼 1천2백여개에 달하는 완성차업체 및 부품공급업체를 연결하는 정보유통 채널인 CALS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생산 및 조립공정 개선(MAP), 자동차 및 협력업체간 네트워크(ANX), 오토스텝(자동차생산 관련 표준 데이터의 교환) 등의 프로젝트를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정보흐름의 품질과 속도를 개선하고 부품 공용화, 납기 단축, 물류체계 개선, 시제품 개발능력 향상 등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업종별 CALS 도입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삼성, 대우, LG 등 가전3사 중심으로 「일렉트로피아」라는 CALS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지난해 6월부터는 한국통신 주축으로 전자교환기 제조4사간 CALS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CALS분야 전문가들은 국내 업계 풍토상 기업내 정보를 외부에 적극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인 만큼 이들 업종의 CALS구축이 과연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프로젝트를 제외하곤 현재 정보통신부 또는 통상산업부에서 지원하는 대부분 CALS프로젝트가 기업내 CALS에 국한돼 있는 상황이며, 최근 개통한 기아자동차의 「K-CALS」나 대우자동차가 신형차 개발에 활용할 예정인 CALS 등도 아직까지는 기업내부 또는 일부 협력업체에만 국한돼 있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