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ETRI와 가전업체들에 의해 공동개발돼 같은해 9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확정된 무궁화 위성방송 송수신기 정합규격이 지난 96년 2월 최종 확정된 DVB(Digital Video Broadcasting) 국제규격과 상당부분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방송사업자, 일부 수신기 제조업체, 한국통신(KT) 등 관련기업들 사이에 디지털위성방송송수신기 관련 국내 표준을 정부 차원에서 고시하기에 앞서 국제 표준에 맞게 재개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 관련 기업들은 지난해 9월 TTA 표준회의에서 확정돼 정부고시를 앞두고 있는 송수신기 국내 정합규격이 96년 2월 DVB규격 재개정 내용을 반영하지 못해 향후 이뤄질 무궁화위성방송 상용서비스에 제한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데다 기능 업그레이드가 제한되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어 DVB 국제규격에 맞게 하루빨리 재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금처럼 디지털위성방송 송수신기 관련 국내표준과 DVB규격과 다르게 진행될 경우 국내 가전업체들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세트톱박스 산업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내수용과 수출용 제품 생산을 이원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DVB국제규격이 먼저 개정됐음에도 국내표준에 반영되지 못한 것은 이를 확정할 당시 송수신기 규격과 CAS(Conditional Access System) 규격 분리가 논란거리로 작용해 방송사업자나 수신기업체, KT 모두 DVB 개정내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표준과 DVB 국제표준과의 차이점은 다운로더블(Downloadable)기능의 삭제
기능의 확장여지가 제한된 다수의 규격존재 포멧 자체가 달라진 기능 등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규격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DVB규격을 따를 위성방식의 국내 HDTV(고선명TV) 방송, 디지털 지상파방송과의 호환성 문제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조시룡기자>
이같은 문제점에 따라 KBS 등 방송사업자와 송신지구국 운영업자인 KT, 일부 수신기 제조업체들은 디지털위성방송 송수신기 재개정작업을 최근 개발 완료한 ETRI의 CAS시스템 정합규격 논의와 함께 진행해 나가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