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33);로얄메디칼

「품질을 높이면 판매는 자연히 이루어진다(Quality before Sales, Sales after Quality).」

이는 30년 가까이 의료기기 분야에 몸담아 온 이규일 로얄메디칼 사장의 유일한 경영철학이다.

지난 73년 로얄상사라는 오퍼상으로 의료기기 사업과 인연을 맺은 로얄메디칼(대표 이규일)은 의료기기의 국산화가 절실함을 깨닫고 87년 전량 외국 제품에 의존하던 마취기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의료기기 제조업에 본격적으러 진출한 「끈기가 있는 기업」이다.

순간적으로 인체의 감각을 정지시켜 수술시 발생하는 통증과 이에 대한 반응을 하지 못하게 하는 마취기는 성능에 약간의 문제만 있어도 사람의 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에 어느 의료기기보다 정밀도를 요하며 그만큼 규제도 많은 제품이다.

특히 마취기는 기계적 요소와 전자, 화학, 재료공학 등이 복합된 첨단기술의 결정체로 안정된 제품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지만 일단 품질이 일정 정도의 수준에 오를 경우 후발업체가 쉽게 넘보지 못하는 데다 수술실 필수장비이기 때문에 모든 의료기관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 사장이 갖은 시행착오를 예상하면서도 선진국도 쉽게 제조하지 못하는 마취기를 국산화 첫 품목으로 선정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전신 마취기는 가스제거기, 가스유량계, 마취가스 기화기, 가스압력 조절계 및 장시간 수술시 사용하는 마취용 자동인공호흡기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마취용 자동인공호흡기는 의사들이 직접 설계하고 로얄의 독자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인공적으로 환자의 호흡을 조절해 줌은 물론 각종 안전장치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이 회사는 최근 기화기(Vaporizer)를 국산화, 엄격한 성능평가를 거쳐 자사의 마취기에 채용하는 한편 일본 등 선진국에 대량 납품하는 등 부품을 수출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기화기는 환자에게 마취약제를 투입할 경우 휘발성이 강한 마취약제를 기화시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게 하는 장치로 현재 미국, 독일 등 세계에서 6, 7개국만 생산하고 있는데 인공호흡기와 함께 마취기의 핵심 부품이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엄격한 성능평가를 위해 대당 3천만원이 넘는 레이저 방식의 농도측정장비 등 실험장비를 다량 확보하고 사계절 사용할 수 있는 항온실과 검사실을 설치, 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품질확보와 성능개선을 위해서는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미 유럽, 동남아, 남미 등 세계 40개국 이상에 확보한 판매망에 올해안에 10개 이상을 추가할 예정인 이 회사는 제품의 내구성 연장 및 디자인 개발에 주력, 현재 중저가급뿐만 아니라 중상위급 이상의 마취기 시장점유율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ISO9001, CE마킹, FDA 등 세계 각국 의료기기 관련 인증획득을 연내에 완료하고 활발한 외국 전시회 참가와 해외광고 수시집행을 통해 회사 및 제품 인지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오는 6월께 기능은 다양해지고 크기는 대폭 줄인 신제품을 출시, 국내외 시장공략에 한층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업계 최초로 자체 리콜제도를 시행중인 이 회사는 애프터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보상교환제도와 정기 사전점검을 실시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