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는 오디오 가운데 일부 제품에 실제 출력보다 과장된 출력이 표기돼 있어 소비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오디오 대리점,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디오 가운데 소니, 아이와, 켄우드 등 일부 수입제품에 정상적인 소리를 낼 수 있는 정격출력(RMS) 대신 순간 최대출력(PMPO)이 표기돼 소비자들이 이 제품들을 마치 고성능 제품인 것처럼 오인할 소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격출력은 음의 찌그러짐이 없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낼 수 있는 최대출력인 반면 순간 최대출력은 음의 찌그러짐과 상관없이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으로, 보통 정격출력의 5배에서 최대 10배까지 출력수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간 최대출력 표기는 특히 외산 미니컴포넌트와 마이크로 컴포넌트류에 주로 표기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최근 중저가 오디오를 선호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국내외 업체들간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미니컴포넌트류는 앰프 성능과 스피커 유닛의 크기 등 설계조건을 고려할 때 채널당 스피커의 정격출력이 20~50W가 보통이지만 수입 오디오에는 2백W 이상의 순간 최대출력이 표기돼 마치 이 제품들이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오디오를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과거 동남아산 수입 오디오들이 국내에서 처음 판매될 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순간최대출력을 표기했는데 이 제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자 최근엔 국내 업체들까지도 순간 최대출력을 제품 카달로그 등에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체분석 결과 국산 오디오가 수입 오디오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품질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입 업체들이 오디오에 순간 최대출력을 마구 표기해 마치 수입 제품이 국산제품보다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들을 혼동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전기용품안전관리협회의 한 관계자는 『전기용품의 표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제품 뒷면에 제조회사나 원산지 표기 등과 함께 음성출력, 즉 정격출력을 표기하면 제품앞면에 순간최대출력을 표기해도 법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