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문성없는 자격증시험 수험생만 지친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 및 관련업계에 큰 파문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각종 인터넷 자격증 시험이 끝나자마자 수험생들에게는 또다른 숙제가 눈 앞에 다가왔다.

장시간의 준비 끝에 시험을 「무사히」 치뤘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고 보니 전문적인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른 인증시험을 또 치뤄야 하는 형편인 것.

이에 따라 지난 해부터 인터넷 인증시험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은 이후 실시되는 다른 인증시험들의 응시여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전형료 부담은 물론 이후 응시하는 시험이 사회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인가에 대한 회의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정보검색사 시험의 실시를 앞두고 고액의 수강료를 지불하며 학원 강의를 수강했던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후의 시험을 앞두고 고민이 더욱 심화되는 상태다.

올해 국내 처음으로 실시됐던 각 기관들의 인증시험들 중 어느 것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들이 없어 자격증을 받고 나면 어느 정도 기초평가가 되리라던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현재까지는 취업이나 직무에서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월과 2월 정보통신진흥협회가 주최했던 인터넷 정보검색사 1,2차 시험에 모두 응시했던 백모씨(프리랜서,30)는 [인터넷 기초활용능력을 평가한다고는 했지만 수준이나 내용면에서 볼 때 인터넷 정보검색사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1,2차 시험을 통과하고 받은 자격증 또한 이같은 이유로 입사지원을 했던 기업체나 학원 등지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해 [기업체 인력채용시 기본적인 평가기준 제시]라는 당초 취지도 무색했다는 설명이다.

정보검색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됐다는 한국생산성본부의 시험도 수험생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는 마찬가지 였다고 한다.

생산성본부의 경우 자체적으로 정보검색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수강자들이 절대적으로 시험에 우위를 차지하지만 수강료가 1백만원에 가까워 정보검색 현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 오는 여름께 인터넷 정보검색사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전문검색사시험의 응시가 불가피하나 이 또한 기업등의 전문성 인정여부가 불확실해 선택의 기로에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이유로 PC통신 인터넷 동호회 토론란에는 [자격증 시험이 과연 필요한가]하는 회의론과 [시험이 많으니 신중하게 선택하라]는 신중론들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자격증 취득자는 관련기업에 취직시켜 준다]는 문구로 수험생들을 현혹시키는 일부사설학원이나 단체들의 움직임도 문제 요소 중의 하나다.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 합격 여부에 애타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과대광고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수강료와 전형료를 노린듯한 이같은 일부 사설 학원및 단체의 인터넷 인증시험들은 취업이 절박한 일부 수험생들을 무엇보다 허탈하고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