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정보가전-떠오르는 DVD...시장동향

DVD시장에 참여업체가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DVD의 수익성에 대한 논란이 일치감치 제기되고 있다.

DVD가 우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기존의 비디오테이프, CD, LD를 대체할 수 있음은 물론 VCR, CD롬 드라이브, 게임기 등 다양한 하드웨어 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통상산업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오는 2000년 DVD관련 하드웨어시장은 약 3백억달러, 소프트웨어 시장은 9백억달러로 총 1천2백억달러(한화 1백10조원)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도시바와 마쓰시타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7만엔~9만엔(한화40만~50만원대)으로 책정되었으며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80만원대로 출시했다. 한국산과 일본산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시장에서는 소니가 1천달러(한화 90만원)대의 DVD플레이어를 출시할 예정인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5백~7백달러(한화40만~60만원)대로 공급가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가격대는 지난 70,80년대에 등장한 VCR, LDP, CDP 등의 초기 가격 수준과 비교하면 매우 낮게 설정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시장에서도 현재 최고급 8헤드 VCR의 소비자가격이 80만원대인점을 감안하면 시제품 개발에만 40억~60억원이 투입된 DVD플레이어의 초기 주가는 예상밖으로 낮은 것이다.

이처럼 DVD가격이 낮게 설정된 것은 일본 하드웨어업체간에 공조가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시바와 소니진영으로 나뉘어 표준규격 주도권싸움을 벌였던 양진영은 규격합의 이후에도 출시시점을 놓고 이견을 보였는데 도시바진영이 연말특수를 노려 작년 10월에 출시한 반면 규격경쟁에서 패배한 소니는 완벽한 품질보장을 이유로 올 초에 DVD플레이어를 출시함으로써 가격상의 공동보조를 맞출 수 없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사등 소프트업체들의 참여를 유발하기위해 하드웨어 보급을 서둘러야할 필요성을 느낀 일본 가전업체들이 가격을 높게 책정할 여유가 없었던 것도 초기가격이 낮게 설정된 원인중의 하나로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DVD플레이어에 채용되는 핵심 칩세트의 값만 2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가격대로는 대량생산을 하더라도 하드웨어 업체들은 당초 기대했던 수준의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핵심 칩세트를 해외로부터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고 향후 제조원가의 10%안팎에 해당하는 금액을 로열티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업체들의 경우는 사업채산성이 일본업체들보다 훨씬 열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우려속에서도 DVD플레이어 가격은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떨어질것이라는 것이 국내외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가격인하를 촉진하는 요인은 향후 시장확대를 노린 후발업체의 참여증가와 이들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이 가속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디오 CDP용 칩세트시장을 석권해왔던 미국의 C-큐브사는 현재까지 출시된 1세대 DVD플레이어에 채용된 6개의 칩을 1개로 단일화한 칩을 개발하고 한국, 일본의 하드웨어 업체에 공급을 시작했다. 이 칩을 채용한 신제품은 올 하반기에 속속 출시될 전망인데 이로인해 미국시장에서는 5백달러 이하의 DVD플레이어가 대거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로 가면 오는 2000년에는 국내에선 50만원대로, 미국과 일본에선 30만원대까지 DVD플레이어 가격이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VD롬 드라이브 역시 올 하반기이후엔 대당 20만원이하의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종합해보면 오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시작되는 DVD시장에서 하드웨어 생산만으로 수익을 확보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삼성영상사업단을, LG전자가 LG소프트와 공동으로 DVD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쓰시타가 MCA, 도시바가 타임워너, 소니가 소니픽처, 필립스가 폴리그램을 파트너로 삼아 DVD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만으로는 채산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아가 소니, 도시바,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은 일찌감치 동남아 및 미국 현지공장에서 DVD를 생산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