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벨기에공장이 준공 1년여만에 영업부진으로 생산중단에 들어간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주말 벨기에 굴삭기공장 가동을 이달 말부터 중단한다고 현지 종업원들에게 통보했으며 이미 공장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5년 12월 유럽 최초의 현지 생산법인을 벨기에 북부 앤트워프 인근 헬지역에 설립, 2만2천여평의 대지에 6천평 규모의 공장건물을 지어 21톤형 등 5종의 굴삭기를 조립생산해 왔다.
현대측은 이 공장 건설에 1천만달러를 투자, 가동 첫해에 3백∼4백대의 굴삭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오는 99년에는 연간 2천대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유럽의 불경기로 굴삭기 판매가 부진하고 재고가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상황이 좀처럼 반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 가동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측은 이미 본사파견 인원을 9명에서 4명으로 줄였으며 생산직 현지인 가운데 12명을 해고하고 나머지 5명을 다른 부문으로 이동시켰다.
유럽지역에는 현대 외에 대우를 비롯한 한국계 업체들이 벨기에 등지에 현지공장을 설립, 건설중장비를 조립생산해 카터필러, 고마쓰, JCB 등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 왔으며 95년 말에는 반덤핑 혐의로 EU에 제소를 당한 적도 있다.
그런데 99년 1월 출범할 유럽 단일통화체제에의 가입을 앞두고 각국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공공투자를 줄임에 따라 유럽 건설중장비 시장이 직접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측은 앞으로 이 공장의 용도를 한국 공장에서 수출돼 오는 제품에 대한 인도전 검사, 판매 및 판매후 서비스, 부품개발, 수리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