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판매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의 가전제품 내수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뒷걸음질친 데 이어 올들어서도 가전업체들의 다각적인 판촉활동에도 불구하고 3월말까지 TV, VCR,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 판매량은 품목별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판매실적을 보면 컬러TV시장은 화면비율이 16대9인 광폭TV와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은 29인치 컬러TV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고급, 대형 제품의 판매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판매량은 총 49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줄어들었다.
VCR는 각사가 성수기인 점을 감안해 학습용 등을 내세워 수요 자극에 나섰으나 총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가량 줄어든 24만여대에 그쳤다. 또 가전3사가 작년말과 올초에 걸쳐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하고 예년과 다름없이 치열한 판촉전을 벌였던 냉장고 역시 총 35만여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
세탁기는 비수기인데다 냉장고와 TV에 비해 대체수요가 적어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나 줄어든 25만여대로 1분기를 마감했다. 전자레인지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줄어든 21만여대가 판매되는 등 주요 5대 가전제품 모두 작년 하반기 이후 깊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의 여파로 가전제품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것과 함께 염가형 외산제품이 급속하게 내수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2분기부터는 가전시장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그것도 아직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