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분필 없는 교실, 멀티미디어 교육의 실현. 한국 AVNET이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는 「학교 멀티미디어 교육 시스템」 시장에서 한국 AVNET(대표 황의정)이라는 한 중견기업이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 틈바구니에서 기술력과 성실성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업계에서는 멀티미디어 교실 구축과 관련된 시장은 알짜배기로 통한다. 조달청이나 시도 교육청, 혹은 개별학교를 상대하기 때문에 요즈음과 같은 불황기임에도 거래도중 납품대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학교라는 특성상 일단 주요학교의 물량을 따내고 전산부문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입소문」을 통해 평판이 곧바로 전국에 퍼져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여론 주도층이 확실한만큼 시스템 신뢰성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마케팅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그 반대면 리스크 역시 그만큼 커진다.
이 때문에 이 시장에는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 AVNET은 지난해 학교 공급물량의 30% 가량을 점유했다고 밝혔다. 수치 기준으로도 만만치 않은 실적이지만 주요 설치 학교를 보면 이 회사가 이 분야의 강자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 AVNET이 지금까지 멀티미디어 교실을 구축한 학교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50개교가 넘는다. 대표적인 학교만 해도 서울공고, 마산상고, 제주여상 등 전국의 명문 실업계 고교는 대부분 이 회사에서 교실을 구축했다.
황의정 사장은 자사의 강점이 『교육부가 권고하는 멀티미디어 교실의 스펙을 가장 완벽하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표준 컴퓨터 네트워크상에서 음성과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오디오 비주얼 네트워크 솔루션을 통해서 교육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그래서 자사 시스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하고 『예산이 한정돼 있는 수요처의 사정상 스펙과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가격을 우선 고려하는 상황이어서 이것이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업계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정도」가 됐지만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성」의 한계를 어쩔 수 없어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보수적인 교육계 풍토에서 도입을 결정하는 교사들이 전문기업보다는 아무래도 대기업을 선택하는 「안전운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HP와 제휴관계를 맺고 이를 극복하고 있다. 제품명도 아예 IDEO로 바꾸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HP네트워크 서버를 이용하는 전략이다. 파트너 고르기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HP와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는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신뢰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하드 프로텍터」라는 제품을 새로운 전략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멀티미디어 교실은 여러사람이 계속 사용자를 바꿔가면서 운용된다. 어떤 학생은 집에 있던 소프트웨어나 CD를 들고와 돌려 보다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엉뚱한 작업을 수행하다가 제대로 종료하지도 않은 채 수업이 끝나면 나가 버린다. 쉬는 시간 10분 동한 교사가 이들 컴퓨터를 일일이 검사해 초기 사용준비상태로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드프로텍터는 이를 겨냥한 제품이다. 이를 이용하면 바이러스 감염은 물론 여러가지 운용상의 문제점들을 간단히 시스템 리세트하는 것 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컴퓨터교실 관리에는 적격이라는 것이다.
황사장은 『지난 1년간 많은 학교에서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도입, 사용해 봤기 때문에 이제 어느정도의 비교 평가가 나왔다』고 전제한 뒤 『성능에는 자신이 있는만큼 올해는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15명의 직원이 전국 15개 지사를 지원하는 이 회사의 올해 외형목표는 1백20억원이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