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가 해외현지에서 생산해 국내에 수입하는 가전제품이 종전까지는 오디오에 한정됐으나 최근 들어선 VCR, 냉장고 등 5대 가전제품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LG전자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한 VCR를 수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중국산 냉장고를 들여와 이달부터 시판에 나서는 등 전자3사가 해외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이 국내시장용으로 그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오디오에 국한됐던 해외현지생산 가전제품의 국내시장 유입이 주력 가전제품 등으로 확산됨은 물론 앞으로 내수시장에서도 국내 생산제품의 판매비중이 낮아지고 해외생산 제품이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보급형 2헤드와 4헤드 VCR 2개 모델을 인도네시아 현지공장에서 조립생산해 내수용으로 선보였는데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국산제품보다 훨씬 유리, 6개월간 3만7천대 정도 판매됐다.
이 인도네시아산 VCR는 인건비가 낮고 인근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조달, 채용함으로써 국내 생산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을 뿐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LG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이 인도네시아산 VCR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정확히 파악, 분석한 후 유입물량과 모델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또 해외에 직접 건설한 공장은 아니지만 반제품 형태로 부품을 전량 공급해 생산한 북한산 컬러TV를 지난해 처음으로 1만5천대 정도 들여와 시판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지난달에 1천5백대를 1차분으로 유입, 판매하는 등 전략적 차원으로 20인치 북한산 컬러TV를 계속 들여올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중국 소주공장으로 이전한 3백 리터급 이하의 냉장고 생산라인에서 최근 2백 리터급 이하의 소형냉장고 2천여대를 들여와 국립품질기술원의 수입전기용품 형식승인을 받아 이달 초부터 대리점 등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 중국산 소형냉장고를 올해 5만~6만대 정도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해외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VCR에 대한 국내 유입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 개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대우전자는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오디오를 지난해 1백20만 달러 정도 들여온데 이어 올해에는 2백만 달러 규모를 수입 시판할 계획이며 가정용 진공청소기, VCR, 전자레인지 등을 중심으로 해외현지공장 생산제품의 국내 유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