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교육정보화와 교실 이데아

컴퓨터, 정보통신의 기술발달에 따라 교육분야에도 정보화사업이 주요 화제로 등장하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교육정보화와 관련된 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사교육비 절감의 일환으로 교육정보화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멀티미디어교실이 구축되고 있고 정보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교육방법이 여러 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정보화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첨단 정보통신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방안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교육은 우선 지식의 축적에서 축적된 지식의 운영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축적된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는 방향에서, 계획하고 있는 일을 실현시키기 위해 축적된 지식을 어떻게 운용하고 결합할 것인가 하는 능동적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개인이 갖는 관심이나 흥미를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하고 이를 발현시킬 수 있는 토대구축이 필요한 시기다. 교육정보화의 요체는 바로 이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대 마련을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지식체계나 흥미대상을 바로 만날 수 있게 연결해 주어야 하며 지식체계나 흥미 대상을 개인의 뇌수에서 꺼내 컴퓨터의 디스크로 디지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것은 고도로 발달된 컴퓨터 기술이 해결해 줄 것이며 교육관련자들은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임무이다. 일반적으로 비용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과다한 사교육비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장소에 피교육자와 교육상품이 있어야 하고 해당 교육상품이 현재의 공교육 구조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교육내용을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개구리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서는 개구리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와 같이 뛰면서 놀아야 한다. 개구리에 대한 해부학적 생태학적 지식은 컴퓨터에 이미 내장되어 있다. 그러나 개구리와 같이 놀면서 얻은 것은 마음에, 인간내부에 존재한다.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과기술은 현대에 와서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무슨 물건을 만들까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 있다. 교육은 뇌수를 외는 기계로 만들어 지식의 저장 창고로 쓰는 것이 아니라 뇌수가 가진 생각과 상상의 특성을전적으로 발휘시키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교육의 경쟁은 1백m를 얼마나 빨리 뛰느냐가 아니라 1백m 뛰기를 얼마나 즐기느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생각하는 참신한 디자인, 참신한 캐릭터,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 사회의 교육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네트워크로 묶어 알려고 하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이용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뇌수 안에 지식을 고정시키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더욱 더 인간다운 일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모든 명제를 실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내용의 변화를 어떻게 할 것이며, 현재의 지식을 디지털화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이 작업을 담당할 전문인력은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현재 공교육, 사교육에 들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총 교육자원을 생각한다면 역으로 자원은 풍부한 셈이 된다. 이 자원을 교육 정보화의 한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경쟁과 협력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국가적 정책과 교육과 관련된 사람들이 각자의 장에서 될 수 있는 것부터 바로 실현해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인간, 디지털, 네트워크를 화두로 삼아서 말이다.

<南明洙 솔빛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