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DSL이 떠오른다

디지털가입자회선(DSL:Digital Subscriber Line)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고속통신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도 국내 가입자선로의 고도화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모든 가입자 선로를 광케이블로 교체하는 FTTH(Fiber To The Home)의 실현이 2000년 이후에야 가능할 전망이고 보면 기존 구리 전화선으로 고속통신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는 DSL이 「광케이블이 깔리기 전까지」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통신이 고속 전용회선 서비스를 위해 몇 년전부터 부분적으로 구매해 온 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HDSL) 장비를 본격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한 데다 전화비디오(VDT) 시범서비스용으로만 사용해 온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도 상용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DSL시장이 더욱 각광을 받게 됐다.

한국통신은 특히 전용회선 서비스에 한정돼 온 HDSL과 달리 ADSL을 고속 인터넷 접속을 원하는 개인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보급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가히 폭발적인 시장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DSL은 가입자로부터 전화국으로의 신호전송은 16∼6백40kbps정도의 저속이지만 전화국에서 가입자로의 전송속도는 1.5∼9Mbps까지 가능한 비대칭형 전송기술이다. 즉 영상전화처럼 양방향 전송속도가 함께 높아져야 하는 대칭형 서비스보다는 인터넷, 주문형비디오, 홈쇼핑 등 가입자가 전송받는 쪽의 속도만 빨라도 되는 서비스에 적합하다.

따라서 한국통신도 비대칭형 서비스인 전화비디오(VDT)에 ADSL기술을 적용, 시범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한국통신이 ADSL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전화가입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때 가장 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는 ISDN이 최대 1백28kbps라는 것과 비교할 때 ADSL의 9Mbps속도는 엄청난 것이다. 더욱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선을 교체할 필요도 없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ADSL을 내년부터 인터넷용으로 상용화할 계획으로 올해 말까지 장비에 대한 기술요구서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통신은 ADSL을 상용화할 경우 약50만원 내외가 될 가입자용 ADSL장치는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고 이용료로 월 5∼10만원 정도를 받을 계획이다. 이같은 요금수준은 현재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요금이 9시간 2만원, 11시간 4만원인 것과 비교할 때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 측으로서도 기존 선로를 이용함으로써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이용료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인터넷 트래픽을 일반전화 트래픽과 분리 처리함으로써 일반전화망(PSTN)의 부하를 줄일 수도 있다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HDSL)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미국 애드트란社, 알카텔社 등으로부터 HDSL장비를 수입해서 사용해 온 한국통신은 최근 국내업체들의 장비개발이 활기를 띠자 아예 국산대체를 위해 규격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전기, 우리별정보통신, 두일산업, 일진, 성미전자, KNC, 한서통신공업 등 국내외 36개 업체가 자체개발 또는 수입제품으로 제안서를 제출해 놓고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 붐과 맞물린 고속통신 수요 급증현상이 통신장비시장을 호황으로 끌어가고 있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