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고객사의 지방 사업장에 파견 근무중인 과장급 이상 간부 사원들은 교육 훈련이나 팀장회의에 참석하느라 본사에 자주 오기때문에 일반 직원들보다 소외감이 덜한 편이지만 이제 막 입사한 신입 사원이나 출장 기회가 별로 없는 직원들은 본사 보다는 오히려 고객사에대한 귀속의식이 강한 편입니다.특히 지방에 위치한 그룹 고객사의 전산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창원이나 구미 사업장에 파견나간 직원들중에선 본사에 한번도 와보지 않은 직원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룹 계열사의 SM(시스템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SI전문업체는 그룹SM 업무와 대외 SI사업의 와중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그룹 고객사들은 계열사 전산업무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면서 무슨 대외SI 사업을 추진하느냐며 불평을 터뜨리기 일쑤지요.그렇다고 그룹 고객사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고객사로부터는 좋은 소리를 들을지 모르지만 SI업체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는 점차 힘들어질 것입니다.』
『사내에서 SM과 SI부문간에 원활한 교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사실 그룹 고객사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중에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상품화할 수 있는 품목이 적지않습니다.그러나 SI부문과의 유기적인 협조나 영업력 부족으로 좋은 상품을 사장시키는 사례가 다반사지요.간혹 외부SI 프로젝트등을 위해 그룹 SM부문 전문 인력의 도움을 얻을 필요가 있는데 생각 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룹 계열사의 전산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SI(시스템통합)업체들이 그룹 SM(시스템관리)부문을 통합하기 위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한다.
SI업체들은 그룹 계열사의 전산 조직을 물리적으로 통합,계열사를 대상으로 S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룹SM 부문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의 시너지 효과나 통합을 이루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발 SI업체들일수록 그룹 SM부문을 놓고 고민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LGEDS시스템이나 삼성SDS처럼 비교적 일찍 그룹 SM부문을 통합한 SI업체들은 그간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이제는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코오롱정보통신, 기아정보시스템등 그룹 SM부문을 비교적 늦게 통합한 SI업체들은이같은 문제점에 봉착하고 있다.
이처럼 SI업체들이 그룹 SM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그룹 SM부문의 인적 구성이 너무나 다양하고 계열사별 기업환경이 워낙 판이하기 때문이다.SI업체들은 출범 당시 계열사의 전산시스템과 인적 자원을 흡수했다.그러나 직원들 입장에선 하루 아침에 그룹사 전산실에서 SI업체의 고객사 지원조직으로 소속이 바뀌었으나 근무장소가 같은데다 워낙 오랫동안 동거동락해온 회사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나 심정적으로 이전 회사에 대한 애착심이나 귀속의식이 강하다.본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심리적인 소외감도 심한 편이다.
그룹 SM 인력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I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SI업체 입장에선 이문제를 기업의 사활을 걸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SI업체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그간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 지방 사업장에 파견 근무중인 SM인력을 본사 교육센터에 보내 전산 기술분야에대한 재교육을 실시하고 본사의 근무형태를 굳이 고집하지않고 고객사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할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특정 계열사SM 업무를 오래 하다보면 본사 귀속 의식이나 일체감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他계열의 SM담당으로 보직을 변경하기도 한다.이를 통해 「무소속 의식」을 확산시키겠다는 생각이다.
SI업체들은 또한 정기적으로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체육행사를 갖거나 지방 사업장별로 본사 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한다.본사의 사보 담당자들은 지방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이나 부서를 대상으로 탐방 취재해 지방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이같은 노력들이 머지않은 시일내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게 SI업체들의 그룹 SM부문에 대한 시각이다.
<장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