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초 2차 지역민방 사업제안서(RFP) 작성시부터 「제2의 수도권민방 시비」에 휩쓸렸던 인천방송이 최근 정보통신부에 제출한 방송무선국 허가신청서에서 주파수 출력을 30로 요구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관련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동양화학을 지배주주로 한 인천방송이 최근 정통부에 제출한 방송무선국 허가신청서에서 주파수 출력을 30로 책정해 줄 것을 요청하자, 수도권 민방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방송(SBS)이 「서울지역에 대한 전파월경」 및 「인천방송의 제2 수도권민방 위상확보」 등을 우려,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천방송의 전파월경문제는 지난 2월에 인천방송측이 주송신소를 만월산으로 신청하면서 한 차례 불거졌던 사안으로 당시 SBS와 MBC가 전파월경문제를 강력히 제기, 결국 해발 1백 안팎의 수봉산에 주송신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었다.
서울방송은 이번 인천방송의 30 출력신청에 대해 『지난해 11월 공보처의 2차 민방사업자 선정 당시 주파수 출력을 10로 제안했던 인천방송이 이제 와서 30로 신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주파수 출력을 30로 허가할 경우 서울 한강이북 일부지역까지 전파가 도달할 수 있다』면서 인천방송의 주파수 출력을 사업계획서대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서울방송은 『인천방송이 30 출력을 허가받는다면 사실상 제2의 수도권 민방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SBS와 상업광고경쟁, 인력스카우트경쟁 등 경영상의 문제로까지 번질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방송측은 『SBS의 반발에 따라 확정된 수봉산 주송신소는 해발이 낮아 인천지역을 커버하기에도 힘겨운 상태이며 이같은 상황에서 주파수 출력 10는 방송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반박하며 『난시청 해소와 도서지역 커버를 위해서는 반드시 30의 주파수 출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개진하고 있는 상태이다.
서울방송과 인천방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주무 부처인 정통부는 두 회사의 경영진과 2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주무 부처로서는 정치적인 문제나 경영 측면의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고기술기준상의 합당성 여부를 바탕으로 주파수 출력을 허가할 것』이라는 내부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난시청지역이 많은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30로 허가하되, 서울지역에의 전파월경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검토해 허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무선국의 허가에서 정통부와 합의대상 기관이자 동양화학컨소시엄을 인천방송 사업자로 선정했던 공보처는 『방송무선국 허가문제는 정통부 소관사항이고 아직 합의요청이 오지 않았다』고 전제하며 『공보처로서는 지역 민영방송으로서의 인천방송의 허가 취지가 존중되는 선에서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통부는 인천방송과 함께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나머지 2차 민방지역에 대해서는 경쟁방송사들의 이의가 제기되지 않음에 따라 전주방송과 울산방송에는 30의 주파수 출력을, 청주방송에는 10의 주파수 출력을 각각 허용키로 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