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145)

죽음을 관장하는 앙그라 마이니우가 소유한 악한 힘은 더욱더 강해졌다. 자기를 돕도록 하기 위해 창조한 악령들 덕분에 몇 배나 강해졌다. 특히 여성 악령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드루즈는 남성이 지닌 의로움을 강력하게 파괴하여 선한 세계의 물질을 착취했다.

모든 선은 신으로부터 비롯되고 모든 악은 악마로부터 비롯된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악은 태초부터 선과 동등한 존재였다. 태초에 선과 악은 동시에 존재했다.

신과 악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조로아스터는 결국 선이 모든 악을 이기고 항복을 받으리라고 믿었다. 악의 영향이 선과 같이 영원하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조로아스터는 낙관적인 태도를 취했다. 최후의 날 선이 모든 악을 이기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부활을 통해서였다. 모든 영의 부활.

바람.

불어오는 바람이 맨홀 속에서 솟구치는 불기둥을 다시 한 번 휘청이게 했다. 불꽃과 연기 위를 비행하는 독수리의 깃털이 흩날렸다.

사내는 외쳤다.

『독수리여, 최후의 날은 언제 오는가? 누구를 통하여 오는가? 최후의 날은 신자들에게, 다만 신자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것인가?』

바람결에 깃털을 날리며 비행을 계속하는 독수리가 이야기했다.

세상은 삼천년으로 이루어진다.

그중 마지막 세상이 시작될 때 페르시아의 한 호수 속에서 존재하고 있던 조로아스터가 다시 출현한다.

조로아스터가 호수 속에서 지내는 동안 조로아스터의 뒤를 이어 세 명의 초인이 더 태어날 것이다. 그들간의 간격은 천년이다. 그 가운데 첫번째인 아우세타르는 조로아스터가 탄생한 지 천년이 지난 후에 출현한다. 그 다음에 이우세타르마흐는 이천년 후,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쉬안스는 세계의 종말에 출현한다.

마지막 구세주 소쉬안스가 출현하면서 종말이 시작된다. 죽은 사람이 모두 소생하고 천국과 지옥에 있던 영혼이 모두 몰려나와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의로운 영혼과 사악한 영혼이 판가름나게 된다.

소쉬안스.

소쉬안스가 등장하면 하늘과 땅의 종말은 필연적이다. 종말은 끝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다. 시작을 향한 것이다. 다시 새롭게 태어남을 위하여 변신의 시간을 갖는 것뿐이다.

소쉬안스가 그 일을 수행한다.

모든 영혼의 부활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