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전(KEPES)과 부품생산기재전(NEPCON KOREA)을 통합,올해부터 첫선을 보이고 3일 오후 폐막된 「전자주간(Electronic Week)97」은 3일간의 짧은 일정속에도 약 2만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돼 비교적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기적으로 「한보파문」에서 촉발된 전반적인 경기침체분위기로 인해 반응이 예년 수준을 밑돌 것이란 우려 속에서 열린 이번 전자주간97은 당초 예상과 달리 국내외 많은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찾았으며 이례적으로 언론 및 방송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국산 전자제품의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부품 및 소재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자주간97은 전자부품과 이를 실제로 생산하는 기자재들이 동시에 출품됨으로써 일반인들의 전자부품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였고 전문가들에겐 부품과 장비기술의 현 추세를 한 곳에서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전자부품 전문전시회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전자부품 및 소재류와 생산 기자재 외에도 칩마운터 등 여러 부품들을 기판에 실장하는 조립장비까지 대거 통합,전시함으로써 적잖은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전반적인 전시회의 통합화 추세를 반영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는 전반적인 기술을 선도하는 대기업들과 중견 부품업체들이 대거 불참,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자부품관에는 과거 KEPES의 꽃이었던 삼성, LG 등 대기업들은 물론 코리아써키트, 경인전자 등 일부를 제외한 중견업체들도 대부분 불참해 전시회의 활성화를 위해선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업체 뿐만 아니라 이번에 처음 출품한 일본항공전자(JAE)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외국 업체들도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국내 오퍼상을 통해 참가한 외국업체들도 소규모 부스로 명맥만 유지,국내 전자 세트 및 부품산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줘 안타까움을 더했다.
반면 부품생산기자재쪽에서는 삼성항공, LG산전 등 국내 대기업들과 지멘스 등 외국업체들이 예외없이 대형부스를 마련,칩마운터 등 신제품을 대거 출품해 관심을 끌었다. 더욱이 영화OTS, 백두기업 등 PCB장비업체들은 비교적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자동라미네이팅기, 평형광노광기, 초박판정면기 등 신제품을 출품,국내 및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출품업체 관계자들은 『주최측이 실구매자를 대상으로한 전문전시회로 성격을 유도,비교적 알찬 전시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앞으로 「전자주간」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수준의 부품 및 생산기자재 통합전시회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더 많은 프로그램 개발노력이 수반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