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kbps 모뎀칩 업체간 시장선점 경쟁 가열

일반전화선으로는 마지막 모뎀으로 알려지고 있는 56kbps 팩스모뎀 시장을 둘러싼 모뎀칩 업체간 시장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56kbps 모뎀은 아직까지 국제표준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록웰, US로보틱스 등 시장주도 업체들의 기술도 상호 호환되지 않아 모뎀칩 제조업체들은 향후 표준규격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초기시장 장악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 모뎀 제조업체와 PC메이커, 정보서비스제공자(ISP) 등을 상대로 활발한 영업에 나서고 있다.

US로보틱스의 56kbps 모뎀규격인 「X2」기술을 채용해 모뎀칩을 생산하고 있는 TI는 지난 2월 56k 모뎀칩인 「TMS320CX」를 업계 최초로 양산, 초기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현재 아메리카온라인, 컴퓨서브, 텍컴, MCI커뮤니케이션스 등 미국내 50여개 ISP들이 US로보틱스의 「X2」를 지원하고 있으며 US로보틱스는 최초로 상용화된 56k 모뎀을 지난 2월 미국에서 출시했다.

국내의 경우 TI코리아가 「X2」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US로보틱스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 ISP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 현대, LG 등 PC메이커와 7개 모뎀카드 제조업체들이 이미 「X2」모뎀기술을 이용한 모뎀설계에 들어가 이르면 이달 말께 국내 업체들에 의한 56k 모뎀카드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I코리아의 관계자는 『경쟁사인 록웰의 56kbps 칩 공급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 실제 록웰 칩을 채용한 모뎀은 아직 양산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에는 「X2」기술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국내 모뎀칩 시장의 70%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진 록웰은 TI보다 두달 늦은 지난달 30일 자사 56kbps 모뎀규격인 「K56플러스」기술을 적용한 모뎀칩 「RCV53ACF/ST」의 양산에 들어가면서 국내시장 추스르기에 나서고 있다. 록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칩 양산이 계획보다 2주 정도 지연된 것은 사실이지만 헤이즈와 다이아몬드모카 등 미국 모뎀카드 업체가 최근 이를 채용한 제품을 출시했고 국내 PC메이커와 한솔, 맥, 자네트 등 모뎀 제조업체들도 이 칩을 채용해 이미 제품개발을 완료, 인증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이달 중순께에는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US로보틱스의 기술을 채용한 모뎀칩을 생산하고 있는 시러스로직도 제품개발을 완료, 국내 업체들과 접촉중이며 록웰진영의 루슨트테크놀로지스社도 56k 모뎀칩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공급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