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네트워크장비 수요 급증

그간 외국 제품이 주도해온 국내 네트워크 장비시장이 최근 국산제품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 한국통신, 서울시청, 농협, 조흥증권, 대구대학교, 전남대병원 등 공공기관, 금융계 및 대학교를 중심으로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각종 네트워크장비의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제품검증이 까다로운 공공기관 및 금융업계가 국산 네트워크장비를 잇달아 도입, 국산 장비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 개발된 장비들이 외국 제품에 비해 신뢰성과 가격 면에서 뒤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아시스템, 쌍용정보통신, 삼성전자, 퓨쳐시스템, 인터링크시스템 등 국내 업체들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지난 95년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장비국산화가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실패했던 경험을 십분 활용, 성능이 충분히 보장되고 가격 또한 대만산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장비를 꾸준히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한아시스템, 퓨쳐시스템 등은 터미널서버, 네트워크카드 등 장비의 해외수출을 꾀하고 있으며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미국 조사기관에 개발장비의 성능검증을 의뢰하는 등 외국에 대해서도 국산장비의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아시스템은 터미널서버, 허브, LAN카드 등 네트워크장비를 최근 정보통신부 우편전산망 및 육군, 의료보험조합,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에 납품, 호평을 받았다. 한아시스템은 이들 기관이 추진 중인 2,3차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도 개발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개발한 라우터, 허브 통합장비인 「러브」가 농협, 한국통신, 조흥증권, 대구대학교 등 8개 기관에 제공돼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쌍용정보통신은 이 제품의 양산체제에 돌입, 공급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수주한 20억원 규모의 서울시청 네트워크 구축작업에 비동기전송방식(ATM)스위치 등 자체개발 장비를 대거 적용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수주한 네트워크 사업에 개발장비를 1백% 사용할 계획이다.

퓨쳐시스템 역시 프린터서버인 「오픈서버」를 개발, 삼성건설, 보람은행 등에 제공했다. 퓨쳐시스템은 「오픈서버」의 KT마크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링크시스템도 자체기술로 개발한 ATM 카드를 한국통신이 추진중인 초고속망 여의도시범지구에 납품했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