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가 진전되면서 산업측면에서의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보화가 단순히 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정보통신산업의 발달 차원을 넘어 국가경제 밑 산업 전체의 기반을 다지는 초석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영삼 대통령이 국가정보화를 직접 챙기겠다고 한 것도 정보화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며 실제로 대통령이 신경제추진회의와 같은 비중을 두고 분기마다 정보화추진확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나라의 정보화지수는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비해 12∼25%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한국전산원이 발표한 「96년 국가정보백서」에서 나타난 정보화 수준이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컴퓨터 및 이동통신 활용, 정보기기 보유수준 등을 기초로 산출한 국가간 정보화지수 비교에서 우리나라 기준을 1백34로 잡았을 때 미국은 9백37, 영국 6백64, 일본 6백67 등으로 5∼7배 정도 격차를 보인 것이다.
국가간 비교뿐 아니라 국내 이용실태 조사에서도 우리의 정보화가 얼마나 낙후돼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정보문화센터가 전국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생활 정보화의식 및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아직도 손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워드프로세서 사용자는 17.9%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서전달 방법에서 우편이나 직접 전달이 91.1%를 차지한 반면 전자우편 이용은 0.8%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메일을 포함한 전자우편은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단히 편리하며 필수적인 정보화 수단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경우 전체인구의 15% 정도가 전자우편 계정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우편 계정을 보유한 인구는 1% 미만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자우편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더욱 큰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1천5백여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갖추고 각 컴퓨터가 전자결재는 물론 문서수발, 서류 및 정보공유 등을 위한 근거리통신망으로 연결된 정부 제1청사의 경우 전자결재율이 30%에 불과하다는 보도는 대단히 충격적이다.
정보화에 앞장서고 국민에게 정보화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정부부처에서 비싼 돈을 들여 전자우편 시스템을 갖춰 놓고도 서류결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정보화를 국가 제1의 우선과제로 삼겠다는 정부발표와는 상치되는 것으로 예산낭비라는 지적에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이같은 저변에는 아직도 컴퓨터 결재가 예의가 아니라는 관념과 직접 서류를 보지 않고 날인이 없으면 믿으려 들지 않는 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정보화에 의한 간소화가 예의와 품위를 실추시킨다는 잘못된 생각은 이제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 사장 가운데 회사에서는 물론 해외출장중에도 노트북 컴퓨터를 손에서 놓지 않고 전자우편으로 결재를 하고 지시한다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컴퓨터 결재가 편리할 뿐 아니라 경쟁력 제고의 절대 필요한 절차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전자우편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수단이다. 그런데도 전자우편 계정을 갖고 있는 국민이 1%에 못미치는 우리의 현실은 한탄스럽기까지하다.
전자신문 자매지인 「정보통신신문」이 이같은 시점에서 벌이고 있는 「국민 1인당 1개의 전자우편 계정갖기」 E메일 확산 캠페인은 매우 뜻깊은 행사다.
때맞춰 한국통신이 오는 5월부터 별도의 인터넷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도 인터넷 전자우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국민 메일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함으로써 더욱 행사를 빛내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E메일을 포함한 전자우편 사용확산과 같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주변의 작은 정보화 작업이 전사회의 정보화를 앞당기는 커다란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