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펜티엄II 클래머스는 어떤 것인가

미국 인텔의 MMX기능 탑재 마이크로프로세서(MPU)차기 버전인 펜티엄II의 출하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인텔은 최근 클래머스(Klamath)라고 불러온 이 MPU의 정식명칭을 펜티엄 II로 명명한다고 발표해, 가까운 시일내에 제품을 출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95년 펜티엄 프로를 발표한 지 2년이 경과한 후 인텔은 펜티엄프로 시리즈의 하나로 MMX기능을 탑재한 클래머스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클래머스는 펜티엄프로의 다음 버전이기 때문에 펜티엄프로에 비해 성능이 향상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클래머스를 보급형 PC에도 채용될 수 있도록 가격을 크게 낮출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어 클래머스 가격이 기존 펜티엄프로보다도 낮게 책정될 가능성 마저 점쳐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인텔의 전략은 최근 K6를 내놓은 어드밴스트 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와 사이릭스 등 인텔호환칩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능면에서 클래머스가 기존 펜티엄프로보다 향상된 것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역시 MMX기능을 채용했다는 점. 지난 1월 판매에 들어간 MMX 펜티엄과 마찬가지로 인텔은 클래머스에도 MMX기능을 탑재했다. MMX기능은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8비트 또는 16비트의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한다.

두번째는 16비트 코드처리를 고속화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PC를 사용하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16비트 코드를 포함한 OS 및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이 16비트 코드처리의 고속화는 일반소비자의 구매의욕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텔은 그러나 핵심부분과 관련해서는 기존 펜티엄프로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채용하고, 효과적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부분만을 변경했다. 인텔은 이를 통해 클래머스의 성능을 8-10% 정도 높였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인텔은 이처럼 성능은 높이되 제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클래머스에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클래머스 제조기술로 상보성 금속산화막반도체(CMOS)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펜티엄프로에는 일부회로에 Bi(바이폴라)CMOS기술을 채용했는데 이것이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텔의 또 다른 노력은 패키지로 플라스틱 LGA(랜드 그리드 어레이)를 채용했다는 점이다. 펜티엄프로 패키지의 단자수는 3백87개이나 클래머스는 5백28개이다. 이처럼 많은 단자를 작은 면적에 집적하기 위해 인텔은 클래머스 칩에는 플라스틱 LGA패키지를 채용, 가격상승을 억제했다.

인텔은 제품가격을 낮추면서 동작주파수를 높이기 위해 캐시의 설계를 변경했다.

펜티엄프로는 8KB의 명령캐시와 8KB의 데이터캐시를 내장하고 있다. 펜티엄프로는 2차 캐시도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같은 주파수에서 작동한다. 이 주파수는 최대 2백MHz이다. 펜티엄프로는 이 2차 캐시를 고속으로 작동시킴으로서 1차캐시의 용량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성능저하를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2차 캐시를 2백MHz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가격이 비싼 고속 S램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클래머스는 2차 캐시가 마이크로프로세서 절반수준의 주파수로 작동되도록 설계,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속 S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클래머스는 펜티엄프로에 비해 대폭적인 성능 향상과 MMX기능이 채용됐다는 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클래머스는 높은 동작주파수와 16비트 코드의 처리성능 개선으로, 16비트 코드의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윈도 95에서 작동할 경우에도 기존 펜티엄에 비해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또 클래머스 탑재 PC를 구입한 최종 소비자는 앞으로 등장할 고속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손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인텔은 또 올해 말에는 클래머스에 비해 칩면적이 작은 노트북 PC용 MPU 「데슈츠(Deschutes)」도 발표할 예정이다. 클래머스에는 소비전력제어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인텔은 이 소비전력제어기능을 노트북 PC용 MPU 데슈츠에 활용해 소비전력을 10W 이하로 줄인 제품을 개발한다. 데슈츠는 클래머스보다 미세한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적어도 3백33MHz까지 동작주파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이를 통해 MPU시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잇따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인텔의 데스크톱 PC용 MPU 클래머스와 노트북 PC용 데슈츠의 등장으로 MPU업계는 인텔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