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앨범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한 타이틀당 최소 1억원에서 최대 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액수는 지난 93년 평균 음반제작비 5천만원에 비해 1백% 이상 급등한 것으로 스타급 가수를 영입, 음반을 제작할 시에는 10억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현재 신인 가수나 중견 가수들의 음반 제작에 들어가는 경비는 보통 1억원에서 1억5천만원선. 이 금액은 음반 제작사들의 가요앨범 출고가격이 1장당 CD 6천6백원, 카세트테이프 4천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앨범 약 1만∼2만장을 제작, 시장에 선보이는 액수다. 여기에는 1장당 약 1천원에 불과한 음반 자체의 제작원가(CD프레스비, 앨범재킷인쇄비, 포장비)에 가수 영입 및 훈련, 작사, 작곡, 홍보, 댄서, 코러스, 음반엔지니어, 코디네이션, 메이크업 등의 비용이 포함된 것이다.
최초의 앨범 제작분은 시장진입 및 앨범인식을 위해 필요한 최소량이며 이후에는 판매고에 따라 생산량을 정하게 되는데 제반 경비를 감안한 수지타산점은 판매량 10만장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다시 만나줘」의 히트로 인기를 누리는 업타운은 신인 그룹임에도 앨범 제작에 5억원이 투자됐으며, 「많이 많이」로 역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인그룹 구피도 4억3천만원이 앨범 제작비로 소요됐다. 따라서 이들 그룹의 앨범은 최소 30만∼4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야 수지가 맞게 된다.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음반 제작비 급등의 주원인으로 △스타급 가수들의 몸값 상승 △작사, 작곡료 인상 △홍보강화 등을 들고 있다. 스타급 가수들의 몸값 상승은 지난해 가수 김건모, 김정민, 김현철, DJ덕 등이 음반사를 옮기면서 10억∼15억원의 몸값을 받았으며 오는 7월께 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서태지는 「60억원설」이 나돌고 있다.
작사, 작곡료도 크게 인상돼 인기 제조기로 통하는 몇몇 작사, 작곡가들의 비용은 1곡당 평균 5백만원에 달하고 있으며 1천만원을 받기도 한다. 또한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하는 신인 가수 및 신보들에 과감한 홍보비 투자가 병행되는 등 당분간 「음반 제작비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