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통상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회장 김재복)가 주관하는 국제 로봇 및 자동화기기전(KIRAS 97)이 5일간의 전시를 마치고 8일 폐막.
이번 전시회는 국내경기 침체로 로봇의 주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설비투자가 거의 마무리돼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시점인 데다 서울 지역에서는 처음 열리는 전시회라 기아중공업, 두산기계, 대우중공업,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적인 산업용 로봇 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개막 전부터 업계 관심이 고조.
그러나 이번 전시회는 결론적으로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유발하고 국산화 촉진과 로봇 및 자동화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당초 개최 취지를 만족시키지 못한 채 국내 산업용 로봇 업계의 실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이 되고 말았다는 평가.
실제 72개 참가업체 중 신제품을 출품한 업체는 두산기계, 한화기계, 남북 등 10개 미만이었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기존 제품을 시스템으로 재구성하거나 외산을 도입, 그대로 전시하는 것이 고작일 정도로 보여줄만한 제품이 너무 빈약했고 그나마 사실상 외산 일색이었기 때문.
이는 로봇 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한 데다 시장규모가 작고 국산화 노력도 적기 때문이지만 이는 곧 전시회 흥미를 반감시키고 특히 국제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치 외국 바이어가 거의 전무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후문.
0…전시 기간 중 연휴가 끼어 내방객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어린이와 학생을 동반한 가족 단위 참관자들이 다수 눈에 띄는 등 전시장이 붐벼 주최측은 안도의 한숨.
이는 로봇이라는 다소 신비한 이미지가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교육적 효과도 크기 때문이지만 정작 참가업체의 관계자들은 실수요자가 별로 없어 전시효과는 기대할 수 없었다는 반응.
한 관계자는 『어린이와 학생들이 미래의 잠재고객일 수도 있어 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대다수 업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장 제품 하나라도 더 팔아볼까 하는 마음에서 전시회에 참가했을 것』이라며 『국내 로봇산업 여건상 로봇만으로 독자 전시회가 불가능하다면 자동화란 측면에서 성격이 비슷한 공작기계 전시회와 통합해 개최한다면 전시효과는 훨씬 클 것』이라고 따끔한 충고.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