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인력 공동화 우려

국내 반도체 제조공정인력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 전문인력은 반도체 3사의 생산능력 확대 및 64MD램 등 차세대 제품으로의 주력제품 이동과 아남산업의 웨이퍼일관가공(FAB)사업 신규진출로 갈수록 소요인원이 늘고 있으나 반도체 전공학생들이 공정분야 지원을 기피하고 있어 인력충당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인력은 반도체 생산라인(월 8인치 웨이퍼 2만장 기준)당 약 40명 이상이 필요해 매년 각사별로 50명 이상의 신규인원이 필요한데 지원자는 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96년 말 기준으로 경북대의 반도체 전공자 6백여명 가운데 공정부문 지원자는 30여명도 되지않았고 서울대의 경우도 대다수가 설계부문에 지원,공정인력의 공동화 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공정기술 분야가 「3D업종」으로 꼽힐 만큼 설계기술보다 상대적으로 힘들고 위험한데다 교육장비도 낙후돼 전공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취업시 공정개발자보다 설계개발이나 시스템개발자가 상대적으로 우대받고 있는 것도 공정인력의 공동화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은 꼽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반도체 공정인력은 생산장비의 운용은 물론 차세대 제품으로의 주력제품 이동시 수율을 책임지는 핵심인력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설계인력 양성 분위기에 밀려 전혀 육성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2∼3년 내에 공정전문 엔지니어의 공동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학계도 『국내 반도체산업이 세계적인 위치로 올라선 주요인이 공정기술 우위에 따른 것이었음을 감안할 때 공정인력의 중장기적인 인력양성 대책없이는 메모리 경쟁력 약화는 물론 현재 추진중인 비메모리생산기반 구축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