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국에서 양을 복제해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미국에서 인간의 DNA(Deoxyribo Nucleic Acid:디옥시리보 핵산)조각을 결합해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람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어쩌면 이미 복제해 놓은 상태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과거 다이너마이트나 원자탄을 개발했을 때와 같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제 인간의 생명공학기술은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DNA는 염색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의 하나로 최근 미국 헌팅턴 윌 라드 박사가 이의 조각들을 가지고 인조 염색체를 합성한 것이다. 이 인조 염색체는 세포 속에 들어가면 인간 염색체와 똑같은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의 연구는 각종 난치병의 치료와 예방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윌라드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에서는 인간의 복제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윤리문제와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이를 반영한 것이 최근 유럽회의 20개 회원국이 맺은 「인간복제반대협약」이다. 연구목적으로 인간의 태아를 만들어내는 것을 막고 인간의 신체 또는 장기거래와 장기이식 등을 규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이 협정에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나머지 유럽회의 회원국들도 조만간 서명할 예정이라고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생명공학의 연구, 개발열기가 식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구 선진국들은 오히려 이 분야 연구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질병의 치료,예방을 비롯한 의약품, 식품의 개발등 생물학적 목적은 물론 마이크로 칩과 같은 산업기술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DNA분자를 컴퓨터 칩에 이용하면 오늘날의 디지털 컴퓨터보다 훨씬 더 강력한 처리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원자력을 평화적 목적에 이용하듯이 생명공학 기술도 건설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활용한다면 인류문명 발전에 또 하나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세기는 생명공학의 시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