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들,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시스템 수출 본격화

국내 전자업체들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주)건인이 유럽시장에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용 세트톱 박스수출을 개시한 것을 필두로 올들어 아남전자,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 DVB(Digital Video Broadcasting)규격의 디지털 위성수신기를 총 3만여대 수출한 (주)건인은 올들어 1분기까지 1만여대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건인은 유럽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북아일랜드에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 공장을 연내로 완공하고 내년부터는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일본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 팔콤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 생산에 나선 아남전자는 이달 하순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케이블, 위성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아남전자는 이미 호주, 중동,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30만대 규모의 수출주문을 확보한데 이어 중국, 유럽 등지의 전문유통업체등과 수출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전자 역시 최근 DVB규격의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달말부터 중국의 위성방송서비스업체와 호텔 등 공청시설에 이 제품을 수출하기로 했다.

현대전자는 이와는 별도로 미국에서는 지난 95년 인수한 티비컴사를 통해 네덜란드의 디지털 위성방송서비스인 「네트홀드(Nethold)」 전용 수신시스템을 개발하고 유럽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미국의 디렉TV사가 운영하는 DSS(DigitalSatellite System)전용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을 빠르면 이달말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할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수출팀을 신설한 LG전자는 미국의 제니스사와 공동으로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 개발을 진행중이며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까지 독자모델을 개발하고 내년부터 미국,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시스템은 지난 94년 하반기 미국의 톰슨사가 첫 선을 보인 이후 미국시장은 톰슨, 소니, 마쓰시타 등이 선점하고 있으며 유럽은 노키아, 필립스, 그룬디히 등 현지업체들이 기선을 장악하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