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유통업체들 자사브랜드PC 사업축소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자사브랜드 PC사업을 점차 축소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올해들어 공장부지 확장과 부품공급처 다양화에 나서는 등 자사브랜드 PC사업 확장을 앞다퉈 추진했으나 최근 대기업의 적극 공세와 경기불황에 따른 시장위축과 대기업의 적극적인 공세로 당초 계획을 철회하거나 제품출하량을 대폭 줄여나가기로 하는 등 브랜드 PC사업을 점차 축소 조정하고 있다.

컴퓨터 유통업체인 해태I&C(대표 임제훤)는 올해초 자사브랜드 PC를 출시하기로 하고 시장타당성 조사와 함께 부품공급업체들을 물색했으나 제품출시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이 큰데다 고객들의 제품구매 패턴이 대기업제품 선호로 바뀌고 있다고 판단, 당초 계획과 달리 제품출시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해태I&C는 자사브랜드 PC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전문 유통사업을 펼친다는 방침아래 국내외 모든 PC제조업체들의 제품을 취급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유통망개선이 시급할 것에 대비해 최근 직영점과 별도로 「에이전시」라는 체인점 형태의 대리점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대표 이군희)도 그동안 전국 76개 직영점을 통해 판매한 총 PC판매댓 수 가운데 자사브랜드 제품이 70% 정도 차지했는데 앞으로 전문유통사업을 전개한다는 영업방침에 따라 자사브랜드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말까지 자사브랜드 판매량을 전체의 40%가량으로 축소하는 한편 그동안 취급하지 않거나 소량판매를 추진해 온 대기업PC 제품과 외국PC업체 제품을 대대적으로 도입해 판매하기로 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이에 따라 각 제조업체들의 제품AS가 쇄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체매장을 통해 판매한 제품의 AS처리를 위해 별도법인 형태의 AS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PC월드 등 용산에 위치한 상당수 조립PC업체들도 올해초 자사브랜드 PC출시 계획을 세우고 준비작업을 벌여왔으나 최근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태 I&C의 임제훤 사장은 『유통업체들이 자사브랜드 PC를 출시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영업, 광고등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 고정비용이 크기 때문에 제품가가 대기업와 같은 수준까지 육박해 대기업과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