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정미수 나래디자인전문학원장

디자인은 제품의 구매력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이런 이유로 제품 디자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대단히 높다. 최근 세계 8개국의 유명 디자인학교와 상호 협력관계를 맺고 디자인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학원장이 있어 화제다. 정미수 나래디자인전문 학원장이 바로 주인공.

지난 69년 국내 처음으로 2년제 산업디자인 사설교육기관 인가를 받았고 현재는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디자인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하나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시장에서 주목 받으려면 첨단기술을 접목하거나 신속한 생산 등 기능상의 노력 못지 않게 디자인이 우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금 세계시장의 전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첨단 제품은 기능과 함께 디자인이 우수하다. 누가 더 세련되면서 단순하게 디자인하느냐가 판매의 승패를 가름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몇년 전 정부는 수출부진을 진단하면서 우리 상품의 중저가 이미지 원인을 기술보다는 디자인의 낙후성 때문으로 진단하고 디자인에 대한 과감한 육성 지원책을 발표했으나 그 실효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 원장은 국립장식미술학교(ENSAD)와 이탈리아 도무스 아카데미, ISAD 등 세계 8개국 13개 유명 디자인학교와 협력관계를 맺고 인적 교류를 하고 있다.

나래디자인전문학원은 지난 69년 국내 최초로 설립, 현재 서울 두곳과 인천 한곳에서 최고 수준의 근성있는 디자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산업디자인은 미적인 추구만이 아닌 기술적 엔지니어링, 경영적 마케팅 등이 통합된 종합 디자인이며 따라서 국제적인 디자인 추세와 살아있는 디자인 교육을 통해 차별화한 노력없이는 국경없는 디자인전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나래의 디자인 수준을 세계적 명성으로 끌어올린 정미수 원장은 다른 문화를 그냥 들여오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나라의 디자인 교육을 접목해 디자인교육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것이 나래의 목표라고 말했다.

-나래는 대학보다 많은 해외 전문기관과 교류를 맺고 있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현재 교류하고 있는 디자인학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호주, 일본, 미국, 뉴질랜드, 중국 등 8개국 13개 학교로 그중 프랑스는 디자인분야 최고 교육기관인 ENSAD에 나래가 스튜디오까지 마련, 이곳을 찾는 나래학생들에게 현장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학교 교수와 학생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해 말 ENSAD 졸업생 3명이 나래에서 연수프로그램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디자인학교와 교수 및 학생들의 상호교류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해마다 1, 2명 정도 외국 교수를 초빙하고 있으며 국제적 감각을 익히기 위해 나래 강사의 해외파견은 매년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생 교류는 협력을 맺고 있는 학교와의 학점 상호 인정과 편입학이 허용되어 있어 나래 출신 학생의 상당수가 이들 국가에서 계속 디자인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ENSAD 등 외국학교 졸업생과의 인터십을 통해 세계 디자인의 시각과 흐름 등 다양한 디자인정보를 상호 교류하고 있습니다.

-국제디자인 교류전도 활발하던데요.

나래는 지난 95년부터 국제공동교류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첫해에 5개국 디자인교류전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9개국 14개 학교가 참여했습니다. 국제교류전은 국제 산업디자인 정보교류 및 국내외 산업디자이너간의 인적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나래는 이를 국제적인 규모로 육성해 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외국과 공동프로젝트도 추진중이시지요.

그동안 외국 디자이너들과 컴퓨터에 대해 공동개발을 했으며 현재 건축중인 국립박물관을 공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ENSAD의 산업디자이너 미셸밀러와 제르마나제 교수 등 유럽 디자이너들과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 LG전자, 나래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합의를 했으며 그의 구체적인 일정도 현재 협의중에 있습니다.

-나래는 언제 문을 열었습니까.

나래는 「생각하는 디자인」 「현장 지향적 교육」 「근성 있는 디자이너 양성」을 목표로 지난 69년 국내 최초로 설립했으며 94년에는 병설 나래산업디자인연구소를 발족시켜 제품 디자인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래는 개원 이래로 소수정예 교육만을 지향하고 외국 교수초빙, 프로젝트 위주교육, 산학연계 실무중심의 교육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현재 개설된 강좌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나래는 서울 동숭동에 본원을 두고 서울 서초동과 인천에 분원을 두고 있으며 전반적인 교육과정은 1년으로 「그래픽디자인」 「일러스트레이선」 「디스플레이」 「인테리어디자인」이 개설되어 있으며 6개월 과정으로 「컴퓨터그래픽」 「전자출판」 「오토캐드」 등이 있습니다.

-요즘 디자인분야의 변화라면.

우선 디자인교육을 받고자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고학력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94년 만해도 고졸이 전체 65%를 차지했었지만 97년에는 73%가 전문대학 이상의 고학력자입니다.

이는 한국 디자인산업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며 이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또 하나는 매년 디자인 공모전에서 전문가 수준의 높은 실력을 보이고 있는 점입니다.

지난해에는 나드리공모전을 비롯해 서울비엔날레공모전, 산미전, 서울일러스트레이션, 한국방송공사공모전 등에서 많은 수강생들이 금상 등의 수상을 받아 나래의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앞으로 5년 이내에 세계가 인정하는 디자인 전문학원으로 자리잡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외국과의 인적 및 작품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새로운 기법개발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그런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 디자인전문 대학을 설립,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국가를 만들 것입니다. 디자인을 통한 보국이 우리의 교육이념입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