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기업경영에서 성패를 가름하는 가장 큰 열쇠는 한마디로 「인재육성」이라 하겠다. 이것은 지금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국가간 경제국경의 개념이 무너진 글로벌 체제가 구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더 분명해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대학을 졸업하는 많은 학생들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데 반해 우리 전자, 통신업계에서는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에 나온 상품들은 많지만 구매자인 기업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다. 경쟁력을 지닌 인재들이 절대 부족한 현실인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기업들마나 너도나도 전자, 통신사업에 뛰어드는 바람에 더욱 심각해 졌다.
그래서 대학교 때부터 장학금을 지급하며 입도선매를 하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고용하며 선진국에 현지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만큼이나 참일꾼을 모셔오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여성인력을 활용하여 타개책을 마련하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물론 이런 생각과 시도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지금도 많은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고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상태로 발전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하는 현상이 사회에서 일반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요원한 실정이다.
또 이러한 결과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단기간에 이상적인 방향으로의 발전과 정착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기업으로서는 여성들에게 투자한 투자비를 회수할 시점에서 결혼이나 출산 등의 사유로 2선으로 물러나는 그들에게서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들 또한 전통적 사회 윤리관의 벽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를 인정하는 분위기, 여성인력 몇 퍼센트 이상 의무고용, 또는 사내탁아소 설치 등의 제도적인 보완으로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이 문제가 아직은 여성들만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나서서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모두의 책임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고 여성들에게 뜨거운 격려와 관심을 보여야할 때라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그들에게 편의를 봐 주자는 것이 아니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 경제 전쟁터에서 남자냐 여자냐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가진 진짜 실력 모두를 발휘할 수 있는, 그래서 지금보다 더 정정당당하게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이제까지의 비효율, 고비용의 틀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변화의 몸짓을 보이고 체질개선을 강력히 부르짖는 지금이 여성들의 능력을 맘껏 내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21세기는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현재의 불황의 국면을 넘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 여성들이 큰 몫을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성들이 자기 일에 대한 진정한 프로정신으로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낼 때 그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정부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변신이 수반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울러 사회, 기업, 정부 그리고 여성들에게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진정 요구된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딸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여성 여러분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李容圭 해태전자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