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외산중계기 "주의보"

최근 중계시스템 관련 신규업체가 급증하면서 저품질 장비의 시장유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서 중계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지난 90년대 초반 10여개 업체에 불과하던 중계기 생산업체들이 최근 중계기 시장 호황과 맞물려 30여개에 가까운 업체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추세는 향후 주파수공용통신(TRS), 개인휴대통신(PCS) 등 신규서비스의 중계기 수요에 힘입어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에서 값싼 외산장비를 무분별하게 도입하거나 기술력이 부족해 불안정한 시스템을 양산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계기 관련 신규업체가 급증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계기 분야 노하우가 부족한 신규업체들이 손쉬운 방법으로 장비를 양산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즉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품질보다는 가격을 낮추는데 몰입, 값싼 부품을 수입해서 단순 조립하거나 혹은 턴키 방식으로 장비를 들여다 브랜드만 바꾸는 방식으로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계시스템에서 가장 핵심 부품인 필요한 전파만을 걸러주는 밴드 패스 필터의 경우 값싼 외산 제품만을 선호해 서비스업체간 전파간섭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신세기통신이 정부에 강력한 전파규제를 건의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TRS가 다른 서비스업체의 전파간섭 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다고 정통부에 민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자체 기술력을 통해 국내 현실에 맞는 장비를 개발하기보다는 국내와 외국 서비스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차치하고 무분별하게 장비를 수입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위해서는 업계 자체적인 노력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계기 시장이 2천억원에 가까운 거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앞으로도 전파음영지역 서비스 개선과 맞물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점을 고려할 때 중계기 시장에 대한 업계, 정부간 관심과 점검이 시급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