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업체들이 단품 위주의 공급형태에서 탈피, 시스템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기아중공업, 통일중공업 등 공작기계 업체들은 최근들어 CNC(컴퓨터 수치제어)선반, 머시닝센터 등 단품을 납품하던 형태에서 탈피, 공작기계는 물론 산업용 로봇, 무인반송시스템, 자동창고시스템 및 기타 자동화기기까지 연계하는 토털 자동화시스템을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던 FMS(유연생산시스템), CIM(컴퓨터 통합생산) 등 첨단 생산시스템을 본격 상품화, 올 하반기부터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공작기계 업체들이 시스템 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공작기계 업체들의 기술력이 늘고 다양한 공급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데다 수요업체의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성과 가공물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등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산업용 로봇 등은 자동화기기란 측면에서 수요처와 영업환경이 비슷해 동일한 노력으로 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다 내수시장 경기 침체에 따라 업체마다 재고가 누적, 덤핑 및 장기 할부판매가 보편화되고 있고 수익성도 크게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화시스템 영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중공업은 CNC선반이나 머시닝센터 및 스태커크레인, 자동 로딩, 언로딩장치, 인, 아웃 컨베이어, 툴링시스템, 세척장치 등을 연계한 자동화시스템 기본 구성을 확정하고 자사 장비를 납품한 업체를 중심으로 장비 교체나 증설시 시스템 판매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FMS를 본격 상품화할 방침이다.
현대정공은 자동화라인에 대응할 수 있는 선반이나 머시닝센터에 자동 겐츄리 로더를 부착하고 로봇 및 이송설비 등으로 구성된 자동화시스템을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계열사 외 판매에도 적극 나서 시스템 판매 비중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기아중공업은 공작기계 단품은 대리점이, 시스템은 영업본부가 맡는 이원화 체제를 구축하고 영업부서에 엔지니어 출신 인력을 다수 투입해 기업 생산환경 진단을 거쳐 수요업체의 실정에 가장 적합한 장비와 시스템 구성을 제안하는 등 적극인 시스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통일중공업은 지난해 말 G7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첨단생산시스템 개발과제가 1차 마무리됨에 따라 FMS를 본격 상품화하고 올 하반기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본격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FMS보다 한 단계 위의 생산시스템인 CIM 개발에 박차를 가해 시스템 영업만큼은 확고한 시장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화천기계, 두산기계, 삼성항공 등 공작기계 업체들도 단품 영업에서 벗어나 시스템 영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기존 일본 등 외국업체가 주도하고 있던 이 시장에서 국내외 업체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