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가전제품과 구매과장 김희자씨>
「가전제품 구매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
까르푸의 유일한 여성 가전제품 구매담당 김희자 과장(27세)을 두고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전 창고형할인점, 백화점을 통털어 여성이 가전제품 구매담당을 맡고 있는 곳은 프랑스계 창고형할인매장인 까르푸로 알려지고 있다.
제품의 특수성으로 인해 부녀판매사원을 제외하곤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분야가 가전업계지만 김과장은 여성의 섬세함으로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김과장이 집행하는 금액만도 월 수십억원에 이른다. 까르푸 부천시 중동점, 일산점, 대전 둔산점에 전시돼 있는 모든 가전제품은 그녀가 그동안 수백명의 가전제품공급 담당자들은 만나면서 일일이 落點한 제품들이다. 제품에 대한 성공여부는 김과장의 안목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좋은 제품을 공급받아 고객들에게 값싸게 판매하는 것이 김과장의 주 업무다. 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김과장은 직업 특성상 일처리를 잘하면 잘 할수록 항의전화를 많이 받는다. 『백방으로 뛰어 가전제품을 매장에 값싸게 내놓으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곳은 인근지역의 가전대리점이예요. 할인점의 싼 가격 때문에 대리점 운영이 어렵다는 내용의 항의전화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협박전화까지 걸려오기도 합니다.』 항의전화를 피해기 위해 간혹 매장으로 대피(?)하는 일도 있지만 김 과장의 아이디어로 특정 제품의 매출이 오를 땐 보람도 느낀다고.
특히 빈공간으로 방치되던 각 점의 기둥에 자신이 낸 아이디어로 CD롬 타이틀 전시장을 설치, 고객에 대한 반응이 매출향상으로 나타날 때 일의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업무가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자신에게 제품선정과 성공여부에 관한한 전적인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내에선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다방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자신의 상사인 구매부장, 이사 모두가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모든 업무보고 및 회의를 영어로 진행한다.
김과장은 매일 다섯명 이상의 가전제품 공급자를 만난다. 사전 예약이 돼있지 않다면 얼굴조차도 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바쁜 여성이다.
요즘 김과장이 몰두하고 있는 일은 정보통신사업 활성화 방법을 모색하는 것. 프랑스에선 컴퓨터, 이동통신 단말기 등의 정보통신 분야 매출이 가전제품 매출에 육박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어려운 실정이라 이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날마다 일에 쫓기다 보니 데이트할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하는 김과장의 올해 최대 목표는 27년동안 기다려온 자신의 반쪽을 구하는 일이다. 지난 1년간 까르푸 발전에 일조해 온 그녀의 업무 추진력 만큼이나 멋진 남편감을 구해 인생사업에서도 우먼파워를 과시하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