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중대형컴퓨터 도입 30주년

인류가 개발해낸 이기 중 인류 문명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기기로 평가받고 있는 컴퓨터가 국내에 도입된 지 30년을 맞았다.

지난 67년 4월 15일 국내 처음으로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IBM의 메인프레임이 도입된 것을 계기로 국내에 그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낸 바 있던 컴퓨터는 주판에 의존해온 정부 및 기업의 사무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전기를 마련했다.

당시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대당 40만달러 상당의 고가의 컴퓨터를 매달 9천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키로 하고 도입한 IBM의 「1401」기종은 과거 방식으로 수행할 경우 연인원 4백50명이 동원되고 기간마저 14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던 전국 인구조사 결과 분석 업무를 단 1년 반만에 수행, 정부 당국자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 「컴퓨터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컴퓨터의 위력을 목도한 정부및 일반 기업은 이후 컴퓨터 도입에 발벗고 나서 한국IBM은 국내 컴퓨터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한편 올 4월말 현재 약 5백여기의 메인프레임을 공급하는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 처음 도입됐던 IBM의 「1401」기종은 트랜지스터를 사용했던 2세대 컴퓨터로 전세계에 6만대 정도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 기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당시 도입된 IBM의 「1401」기종은 숱한 사연과 에피소드를 남기고 현장에서 퇴역, 대덕연구단지 전시실에 안치되어 있다.

초창기의 경우 컴퓨터가 정부기관 및 대기업에 도입되면 대통령이 직접 가동식에 참석하는 가 하면 장관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가운데 성대한 잔치가 베풀어지는 등 세인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국내 컴퓨터 효시로 기록된 IBM의 「1401」은 주기억장치 용량이 16KC(Kilo Character Kilo Byte)에 불과해 현재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XT」기종의 성능에도 못 미칠 뿐더러 크기 또한 집체만해 IBM이 지금 공급하고 있는 캐비닛 크기의 제3세대 메인프레임 「S/390」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IBM은 이를 성능면에서는 달구지와 벤츠로 비유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한국IBM은 국내 컴퓨터 도입 30년 주년과 한국IBM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이달중 여러가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