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업무용 간이무전기 시장을 대체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4백22 대역 주파수공용 간이무전기(간이TRS) 단말기 시장이 예상외의 부진을 보이면서 제품공급사들이 시장활성화를 위한 묘책을 마련키 위해 고심하고 있다.
국제전자, 팬택, 모토로라 등 선두업체격인 이들 공급 3사가 지난해 건설, 물류 등 산업현장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이하의 성과를 거둔 데다 새로운 시장활로 개척도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분야의 선두업체격인 국제전자와 모토로라간 추진돼 온 공동마케팅도 내, 외적인 사정으로 여의치 않아 사실상 무산됐으며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팬택, 맥슨전자, 텔슨정보통신 등 다른 업체들과의 연합공동 마케팅마저도 더욱 실현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이들 단말기 공급사는 당분간 시장창출을 위해 독자행보로 건설, 물류, 스포츠, 레저현장 등 다방면에 걸쳐 치열한 마케팅전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업체들이 희망하는 마케팅이 그리 수월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기존 업무용 간이무전기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아 간이TRS 단말기로는 시장공략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간이TRS 단말기는 업무용 간이무전기와 상호 호환성이 없어 대규모 교체물량이나 신규물량이 아니고서는 산업현장 도입이 사실상 어려운 편』이라고 밝혀 시장진입의 가장 큰 애로사항중의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 간이TRS 단말기 공급사들이 선뜻 업무용 간이무전기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는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모두가 지금까지 이 분야의 시장에 진출, 한치 양보 없는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어 섣부른 마케팅이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끌어내리는 이른바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비화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부 공급사들이 희망하고 있는 스포츠, 레저 현장으로의 진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허가 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2형 생활무전기가 출시될 경우 간이TRS 단말기의 시장진입이 기대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27 대역 생활무전기가 누구나 허가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듯이 제2형 생활무전기도 같은 처지여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간이TRS로서는 사용에 따른 불편을 소비자들이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구입해야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같은 「진퇴양난」의 고민을 안고 있는 간이TRS 단말기가 앞으로 공급사들간 새로운 마케팅을 펼치지 못할 경우 막대한 기술개발비를 들여놓고서도 제대로 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하기도 어려운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우려마저 팽배해지고 있어 업체들마다 이에 따른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