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희 사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업무장악 및 파악기간이라 할 수 있는 50일이 지나면서 세진컴퓨터랜드 사업방향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말로 사업다각화 정책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매장정리, AS전문법인설립, 생산시설 전문화, 광고액 축소 등 「비용절감」과 「이윤극대화」가 그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전국 77개 매장의 규모축소가 단연 돋보인다.
현재와 같은 인력구조와 점포운용방식으로는 고정비용이 워낙 크다고 판단, 지점별로 갖추고 있는 AS사업부와 생산시설을 독립시키면서 매장규모를 서서히 축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세진컴퓨터랜드 전국 77개지점은 대부분 3∼4개층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 각 1개층씩을 축소해 2∼3개 층으로 운용해 나간다는 것이다.
세진컴퓨터랜드는 이와 관련 지난달 중순부터 별도팀을 구성해 지점별로 임대계약 내용 및 조건 파악에 나서는 한편 계약변경이 쉬운 지역부터 이미 매장축소를 단행하고 새로운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말 경에 가칭 「세진AS」라는 별도법인 형태의 AS전문 업체를 설립해 수익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달말에 영등포구 당산동지역에 설립될 예정인 가칭 「세진AS」는 전국 각지점에서 근무하는 AS요원 8백여명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AS사업은 기존의 전국 지점에 위치한 AS사업부와 사업부에 근무하는 인력을 각 지점에서 차출해 독립시킴으로써 매장 규모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세진AS」의 사업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세진컴퓨터랜드의 제품은 물론 타사 전제품에 대해서도 유료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고 제조업체가 의뢰할 경우 AS대행 사업까지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의 또 다른 역점사업은 제품생산의 전문화와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군희 사장은 이와 관련 『자사브랜드 사업 비중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소량이나마 자사브랜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생산원가 절감과 생산의 효율성을 위해 별도 공장시설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진컴퓨터랜드는 그동안 제품생산을 분담해 온 전국 각 지점별 생산시설이 지나치게 방만한데다 전문성마저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 이같은 시설을 폐쇄하는 대신 다음달중에 시화공단에 마련한 건평 3천평의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하기로 하고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생산시설의 분리 및 축소 역시 기존 매장의 고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마켓팅 비용도 크게 줄일 계획이다.
95년 서울입성 이후 한달평균 40억의 광고비를 쏟아붓는 등 공격적인 마켓팅을 구사해 온 세진컴퓨터랜드는 이군희 사장의 선임이후 다소 방어적인 마켓팅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근거로는 세진컴퓨터랜드가 올해 광고금액을 지난해 4백50억원보다 30억정도 줄인 4백20억원정도로 책정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