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웨이퍼인 12인치(3백) 웨이퍼 생산을 위한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세계 주요 반도체관련업체들로 구성된 세계반도체장비, 재료협회(SEMI)는 내년 말까지 총 11개 반도체업체가 차세대 대구경 웨이퍼인 12인치 웨이퍼 실험생산 라인(월 5백장∼1천장 규모)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MI는 또 이들 11개 업체 가운데 2사는 내년 중에 실험생산 단계를 벗어나 월 2천장 규모의 양산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시장이 전년 대비 10%대의 감소를 보이면서 심각한 불황에 빠지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업체들의 12인치 웨이퍼 생산 준비작업은 당분간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SEMI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는 지난해에도 반도체업체들은 주력 웨이퍼인 8인치 웨이퍼를 12인치 웨이퍼로 전환하기 위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착실히 이를 진행시켜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도체 제조장비업체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12인치 웨이퍼용 장비 개발에 힘써 왔다.
SEMI가 올해 회원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 가운데 9개 업체가 올해 말까지 12인치 웨이퍼의 실험생산 라인을, 또 99년에는 5개사가 추가로 실험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내년 말에는 소량이나마 월 2천장 규모의 12인치 웨이퍼를 양산하는 업체도 2개사가 등장한다. 99년 말에는 월 1만장규모 생산업체가 1개사, 월 2천장 생산업체는 5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12인치 웨이퍼를 양산하는 업체는 계속 증가해 오는 2000년 말에는 총 9개 업체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12인치 웨이퍼로의 전환에는 몇 가지 장애요인이 잠재돼 있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다른 나라 업체들과 다소 다른 웨이퍼 처리막을 검토 중에 있다. 일본업체들은 웨이퍼 관리에 오픈카세트의 이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미국, 유럽 등의 업체들은 밀폐된 환경에서 웨이퍼를 관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12인치 웨이퍼의 평가 및 개발을 추진하는 조직이 일원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12인치 웨이퍼 추진조직은 국가별로 별도 조직이 구성돼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I300I와 일본의 SELTE이다.
12인치 웨이퍼와 관련한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지난해 중반 이후 침체가 계속돼온 반도체장비시장의 숨통을 열어 줄 것으로 보인다. 주력 웨이퍼가 8인치에서 12인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12인치 웨이퍼용 장비의 수요가 발생할 뿐 아니라 12인치 웨이퍼 장비는 8인치용에 비해 25∼40%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12인치 웨이퍼는 지난해부터 개발작업을 계속해온 반도체장비업체들과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오는 2000년에는 주력 웨이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