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제어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수준과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미국 하니웰사는 그 역사만큼이나 초우량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 1885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앨버트 M 버츠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1927년 마크 C 하니웰과 합작, 미니애폴리스-하니웰 레귤레이터 컴퍼니로 사명을 바꾸고 일반 산업분야는 물론 빌딩, 가정용 분야와 우주항공분야에 이르기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과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특히 무인공장 실현을 위한 하니웰사의 공장제어기술 개발노력은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54억9천3백만달러에 전세계 5만3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95년 대비 8.6% 늘어난 73억1천1백만달러에 경상이익은 7억7천만달러.
「고도화된 자동제어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전세계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이 회사는 오는 2000년 1백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매출액중 빌딩제어분야가 전체의 46%를, 공장자동화를 포함한 산업제어분야가 30%, 우주항공 관련사업이 24%를 각각 차지하는 등 각 사업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니웰의 사업조직은 극히 간단하다.
미첼 R 본시그노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을 필두로 빌딩제어분야(H&BC), 산업제어(IAC)분야, 우주항공제어(S&AC)분야, 해외부문 등 4개 사업부문과 2개의 기술센터를 두고 있다. 본사 스태프는 홍보, 개발, 자금 등 7명의 임원이 있을 정도로 조촐하다.
특히 해외사업부 아래 4개 지역군으로 나눠 5개 합작회사와 41개 이상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5개 합작회사는 우리나라의 LG하니웰을 비롯, 일본의 야마다케하니웰, 인도의 타타하니웰, 말레이시아의 버캣하니웰, 중국 천진의 시노팩하니웰 등 주로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합작회사를 운영중이다.
하니웰은 오는 2000년까지 아시아지역 시장공략을 위해 이 지역의 인원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고객이 있는 곳에 하니웰이 있다」는 이 회사의 마케팅전략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시장수요가 많은 아시아지역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이들 합작회사간은 물론 자회사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니웰의 이같은 간단한 조직은 지난 94년 경기침체에 따른 홍역을 치르면서 과감히 단행한 대변혁의 결과다.
지난 94년 하니웰사는 매출이 과거 5년간 60억달러 안팎을 맴도는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순익은 80년대 말에 비해 절반 넘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수, 합병에 관한 소문이 꼬리를 무는 등 최대의 시련을 겪어야 했다.
더욱이 집중적인 리엔지니어링 처방에도 불구, 수지가 나아지기는 커녕 악화되기만 해 경영진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 회사 3대 주력부문의 하나로 지난 91년까지만 해도 외형이 21억3천만달러에 달하던 항공, 우주분야 매출은 94년에는 14억3천만달러까지 떨어졌고 고용감축 등 다운사이징을 통한 체질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증가는 1.7%에 그쳤으며 순익은 13%나 감소, 2억8천만달러를 밑돌았다. 당시 경영진은 이같은 부진을 단순한 경기침체로 돌리고 고용감축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증요법을 취했으나 생산코스트를 낮추는 데 실패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하니웰사는 지난 86년부터 지금까지 5억달러를 들여 근로자를 5만1천명 수준으로 28% 줄이고 생산설비를 감축시키긴 했지만 근로자 1인당 임금은 한 해 평균 16%씩 증가하고 회사의 영업 및 일반관리비용 등은 18%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지난 95년 취임한 미첼 R 본시그노 회장 겸 CEO는 고용감축보다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 슬림화작업에 나섰으며 기술개발센터에 대한 투자를 강화, 95년도 매출 67억3천1백만달러, 경상이익을 6억7천3백만달러도 끌어올리고 종업원도 오히려 3천명 이상 신규로 채용하는 등 과감한 공격경영으로 돌아서 침체의 터널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정용 제어기기 회사인 듀라크래프트사와 분석기 및 센서 전문업체인 리드&노스롭사를 전격 인수한 것을 비롯, 지난 94년 이후 유럽시장에서만 24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미국 「인더스트리 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백대 우량경영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시장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 벤치마킹을 과감히 시도하고 철저한 원가관리와 프로젝트 시행에 앞서 검증을 실시하는 등 제품과 공정의 혁신 등을 통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전문분야에서 세계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파일럿 피플-디벨로프먼트 프로그램은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