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MD램 시장에서도 16MD램의 再版이 벌어질까」
최근 일본시장의 64MD램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요가 형성되기도 전에 가격하락 기류가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진위파악에 힘쓰고 있다.』(삼성전자 마케팅 임원)
반도체가격은 통상 초기 양산시점에서 높게 형성되다가 공급여유가 생기는 본격채용 임박시기에는 떨어지고 이후 수요확대시기에는 또다시 공급부족으로 오르다가 마침내 서서히 균형을 이루는 경기주기를 갖고 있다. 1MD램, 4MD램, 16MD램 모두가 이같은 사이클을 그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일본에서 날아든 64MD램 가격하락소식은 분명 의외다.
『이제까지 파악된 바로는 이번 64MD램 가격하락은 일본 몇몇 업체가 자국시장을 지키기 위해 계열 시스템업체에 특별가격으로 공급한 것이 마치 세계시장에서의 일반적인 현상인양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LG반도체 전략기획실 임원)
실제로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수요자체가 아직 워크스테이션(WS)과 노트북용에 한정돼 있는데 반해 삼성, NEC 등 선발업체는 물론 한, 일 후발업체들이 생산에 나서 2월 이후 약간의 약보합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와 공급 모두 가격에 영향을 줄 만큼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16MD램에 나타났던 가격파동의 조짐은 거의 없다.』(반도체전문 T무역업체 K 사장)
현재 해외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64MD램의 가격은 50∼55달러선. 연초 65달러선보다는 분명 떨어진 수준이지만 「정상적인 가격」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요확대를 위해서는 공급가격이 적정수준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이 정도 가격대면 당초 업계가 16MD램과의 「비트크로스」시기로 예상한 올 4, 4분기 스케줄보다 한 달 정도 빠르거나 거의 맞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4MD램의 수요는 가격이 16MD램의 4∼4.5배에 이르는 이 비트크로스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97년 64MD램 시장은 시장조사업체들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5∼10% 정도 늘어난 8천5백만∼9천만개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선발업체인 삼성과 NEC가 각각 전체시장의 40%와 3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현재 월 10만∼30만개의 생산능력을 지닌 히타치, 미쓰비시, LG 등이 점유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전문가는 『64MD램의 가격은 현재 생산업체들의 수율과 비트크로스를 위한 16MD램의 가격연동 움직임을 고려할 때 3, 4분기까지는 45∼50달러 내외에서 오락가락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특히 5월 이후 인텔 펜티엄2를 지원하는 칩세트가 본격 출시될 경우 64MD램 시장에서도 싱크로너스 제품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