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정부기구 축소, 국제수지 적자해소 등을 이뤄내야만 한다. 특히 국제수지 적자라는 당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제품의 품질강화, 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 가운데 품질강화는 잘못 잡힌 개념을 바르게 정립해서 추진하면 빠르게 해결될 수 있지만 기술개발은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할 쉽지 않은 과제다. 기술제휴할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자체 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전력투구해야만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비디오 테이프를 개발한 국내의 한 기업은 먼저 개발했던 영국, 미국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일본도 이 기술을 영국에서 받아왔지만 이 기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5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자체 기술로 개발해 냈다.
이들이 이런 투자를 한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먼저 개발한 국가에서 시장을 독점할 것이 뻔한데 기술료를 듬뿍 낸다고 하더라도 원천기술을 우리에게 나눠 줄 리가 없으리라는 것 때문이었고, 둘째는 이 시장이 앞으로 커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눈에 보였으며, 셋째는 기술을 사올 수 없는 상황이라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매달렸기 때문이다.
시장성만 있다면 우리도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독보적인 기술을 자체 개발하게 되면 소득이 많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종사자의 개발 경험이다. 기술을 개발했으므로 앞으로도 개선기술을 찾아내어 경쟁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을 사오면 이런 연속적인 활동이 쉽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다시 그와 관련된 신기술을 또 사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한 또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비디오 테이프의 경우는 이미 개발된 것을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한 것이지만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라는 통신기술을 세계 처음 성공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통신방식 중 디지털 기술로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와 CDMA가 있는데 CDMA는 TDMA보다 주파수당 사용회선수가 많고 또 보안상 훨씬 우수한 방식이다.
이런 장점이 있는 데도 여러가지 해결할 기술과제가 많고 어려워서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착수도 하지 않은 기술을 통신기기에 사용토록 한 것이다. 장점이 있는 기술은 어렵더라도 추진해서 성공을 이뤄낸 것이 국내 한 연구소의 성과였다. 시장성과 성공가능성에 대한 데이터를 입수하고 서로를 설득, 독려한 결과 3년 만에 세계 처음으로 실용화시킨 것이다.
이 기술은 통신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에 응용장비까지 포함해서 비싼 로열티를 받고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완성함으로써 전세계 통신방식도 CDMA로 통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우리의 경영자나 관리자, 기술자는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는 지를 알아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고 인력과 비용과 시간을 어느 정도 투입해야 적절한지 가늠할 줄도 알아야 한다. 아직까지 기술을 도입하는데 급급한 정책입안자나 경영자는 후진국으로 이민가는게 낫다.
지금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한 선진국의 일원으로서 더욱 창조적이며 과학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행동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다.
<대우전자 품질경영연구소장 유동수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