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사례로 본 우리의 해법>
「한국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의 기술역량 개발과 성장전략에 관한 조사연구」 보고서에서 건국대 안준모 교수와 연세대 정승화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SW 벤처기업 육성책을 조사 분석하고 이를 국내와 비교함으로써 국내 벤처기업 육성책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컴퓨터산업이 일찌감치 HW와 SW로 분리 성장, SW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됐고 결국 벤처기업의 천국으로서 오늘의 미국 SW산업을 이끌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연방정부의 장기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지원책에 힘입은 바 크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가 밝힌 미국 연방정부의 SW 지원책의 특징은 우선 직접적인 자금지원 형태를 지양하고 정부 자신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에 관련업계 및 학계, 연구기관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프로젝트 위주의 지원책으로 전략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美 국방부의 SW 구매규모에서 알 수 있듯 SW시장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육성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미국의 SW산업 육성책은 실제 정부의 필요에 의한 시장 문제해결을 도모했으며 기초 연구 및 교육을 위한 대학지원 위주의 정책, 업체간 시장경쟁을 통한 표준화 유도 등을 꼽았다.
일본은 70년대부터 HW에 종속적인 방향으로 SW산업을 육성한 경우로, 이 때문에 SW시장이 분할됐고 시장경쟁에 근거한 표준화가 조성되지 않았으며 궁극적으로 일본 SW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 원인이 됐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현재까지도 SW 벤처기업 활성화의 큰 흐름은 정부의 주도 하에 필요자원을 적절히 분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정부기관으로서 일본정보처리진흥사업협회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정부는 또 스톡옵션제 도입과 장외시장 활성화, 지적재산권 평가 및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벤처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이는 정보통신부 주도 하에 추진되고 있는 국내의 활성화 방안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SW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우선 자금지원의 경우 개별적 제품 평가를 통한 직접지원 형태의 육성책에서 탈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창출을제안하고 있다. 지원자금을 배분하는 형식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가 SW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간헐적이고 비체계적인 불법복제 단속보다는 국산 SW구매 유도책으로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저가의 사이트라이선스를 활성화하고 이에 대해 정부가 보조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기술개발 지원에 대해서는 벤처기업들의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과 산업의 수요에 따라 수평적으로 분업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할 것을 제시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 간의 명확한 목표시장 구분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벤처기업들 역시 SW의 관리시스템을 장기적으로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러한 관리시스템은 창업초기 뿐 아니라 성숙안정기에 돌입하기 이전에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업계간 상호 벤치마킹 자료를 교류하고 정부도 이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창업자의 사업역량이 벤처기업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성장 및 성숙기 이후에 전략적 비전이 미비해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정책적으로 창업자 대상의 교육을 제도화하고 상호 경험과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을 제시했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