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를 맞고 있는 64비트 CPU시장을 둘러싼 해외 유력업체들간 공급경쟁이 치열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64비트 CPU시장이 워크스테이션과 유닉스서버 시장의 활황으로 급신장 조짐을 보이자 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한국실리콘그래픽스, DEC, HP, 파워PC 등 5개 업체들은 최근 수요업체 및 경쟁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나 신제품 출시를 통해 세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인텔이 차세대 P7 칩 출시를 전후해 PC환경을 64비트로 이끌고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존 64비트 제품의 수요처인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시장선점 효과 극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올 초부터 영상회의, MPEG재생, 랜더링, 매핑 등 영상이나 그래픽에 적합토록 설계된 「울트라스팍3」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5백20만개의 트랜지스터(TR)가 내장된 이 제품은 썬의 첫 64비트 CPU로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주력 공급할 방침이다.
HP는 올 초 기존 주력제품인 「PA-8000」에 이어 「PA-8200」을 내놓고 서버시장 1위 고수에 이어 워크스테이션 시장까지 넘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2백20의 클록속도를 지닌 이 제품은 종전보다 동영상의 처리나 자동설계능력을 높였고 정수처리 연산과 부동소수점처리 연산능력을 25%와 10%씩 향상시켰다.
특히 HP는 연내에 인텔과 제휴해 PA-9000을 개발할 계획이어서 64비트 시장에 RISC와 CISC기술이 결합한 최초의 칩이 선보일 예정이다.
DEC는 64비트 칩 가운데 처리속도가 가장 빠른 「알파칩 21164」의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 특히 삼성전자와 제휴, 2‘4분기부터 본격적인 국내생산에 들어가 가격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넓혀나간다는 전략이다.
R10000을 앞세워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약진해온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연내 정수연산 및 부동소수점 연산에서 알파칩과 동일한 성능을 지녔으면서도 그래픽 기능이 뛰어난 2백75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파워PC진영(애플, IBM, 모토롤러)도 RS6000 이후 64비트 코어를 채용한 PPC 630을 연내 출시해 IBM 차기모델에 채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전년보다 40∼50%씩 늘었으며 올해도 평균 20% 정도의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는 파워PC진영까지 64비트 칩 시장에 가세해 그 어느 때보다 64비트 시장경쟁은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