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국내 컴퓨터시장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PC뿐만 아니라 모니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프린터 등 컴퓨터 전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것은 물론 2위와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특히 올들어 국내 컴퓨터 유통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같은 삼성전자의 독주는 경쟁업체들의 별다른 견제없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업계 일부에서는 현재 국내 컴퓨터시장 구조를 삼성 대 反삼성으로 나누는 양분론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우위가 가장 뚜렷이 나타나는 분야로 우선 PC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 2월 두달동안 삼성전자가 내수시장에 판매한 PC는 10만3천대로 전체 시장 점유율은 32.5%를 기록했다. 이같은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위 업체와의 격차도 지난해 16%에서 17.3%로 1.3% 포인트 높아졌다는게 삼성전자측의 주장이다.
모니터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위치는 더욱 확고하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국내 모니터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62% 수준으로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2위권 업체들과는 엄청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에는 이보다 3% 포인트 높아진 6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나간다는 게 삼성측의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잉크젯프린터에서도 지난해 시장점유율 31%에서 올 1, Mbps분기 현재 39%로 1위에 올라섰으며 올해말까지는 전체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확보, 1위의 자리를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HDD시장에서도 지난해 시장점유율 31%에서 올해에는 35%로 끌어올려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결국 삼성전자는 CD롬 드라이브를 제외한 본체 및 주변기기 등 컴퓨터 핵심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점차 구현해 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김익수 부장(마케팅담당)은 이같은 삼성전자의 호조에 대해 『부품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제품의 신뢰성이 높아졌으며 전국적인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망의 구축, 교육확대 등 영업지원을 대폭 강화한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컴퓨터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독주가 유통시장 개방 등 대외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컴퓨터시장이 외국업체들의 한국 진출을 막아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경쟁자가 없는 독주체제는 국내 컴퓨터산업구조의 왜곡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즉 삼성의 철옹성을 깨기 위해 외국의 자본을 끌어들이거나 가격경쟁을 촉발시키고 중소컴퓨터업체들의 연쇄도산 등을 야기시키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90년대 후반기들어 국내 컴퓨터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이에 대항하는 다른 컴퓨터업체들과의 경쟁이 국내 컴퓨터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