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 특정 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숭실대가 바로 화제의 대학이다. 숭실대는 올해부터 IBM의 AS/400을 하나의 과목으로 채택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와 관련해서 숭실대는 국내 최초라는 기록을 여럿 지니고 있다. 지난 70년 국내 처음으로 전자계산학과를 설치했고 85년에는 대학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정보과학대학원을 개설했다. 정보관련 학과를 모아서 단과대학으로 만든 것도 숭실대가 처음이다.
「최초에서 최고로」.
숭실대가 자존심 있게 내걸고 있는 목표지향 슬로건이다.
숭실대는 올해부터 2000년까지 정보통신분야 국내 최고수준의 대학 육성을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총장도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어윤배 종합개발원장을 선임하고 부총장도 40대 컴퓨터학부 교수인 오해석씨를 임명하는 등 정보화 특성대학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학에서 40대 부총장선임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학도 이제는 경쟁시대입니다. 상아탑으로 남아 있으며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 40대 부총장임명은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숭실대는 정보화관련 분야에서 다른 대학보다 언제나 앞서 왔습니다. 최근에는 정보화 특성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는데요.
『지난해 교육부가 주관한 전국대학 정보화 실태조사에서 숭실대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라고 봅니다. 숭실대는 지난 70년 국내 처음으로 전자계산학과를 개설하고 정보과학대학원도 가장 먼저 설치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지난 95년에는 국내 유일의 정보과학대학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등 정보화관련 학과 학생수만도 매년 710명을 모집합니다.
숭실대는 정보통신분야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원」을 발족하고 「중소기업회관」과 「벤처경영관」을 건립해 기업연구소 유치와 창업보육센터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창업인큐베이터가 대학의 연구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어 대학들이 최근 들어 부쩍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숭실대 출신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은 대략 20여개에 이릅니다. 숭실대는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벤처경영관을 두고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치하고 중소기업대학을 설립, 기초인력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연건평 3천평 규모 벤처경영관은 99년에 완공 목표로 올해 착공하며 1차연도에 20개업체를 입주시키고 4년동안 50개업체로 확대 지원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벤처경영관을 「정보통신 기술원」으로 독립적인 창업센터로 육성할 생각입니다.』
-「정보숭실」을 위한 마스터플랜도 마련했는데 어떤 내용들입니까?
『95년부터 2000년까지 3단계로 나눠 정보숭실을 완성할 생각입니다. 95년 1단계는 환경인프라의 구축인데 이미 완료했으며 96년부터 97년까지 2단계는 행정전산화 작업인데 현재 70%정도 끝냈습니다. 특히 행정전산화는 학생 및 교직원이 한번에 모든 행정서비스를 제공받는 「원컴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98년부터 2000년까지 3단계는 전자도서관 및 가상대학을 구축하고 지역민을 대상으로 원격정보 서비스를 실시해 개방화와 지역화를 완성할 생각입니다.』
-대학의 지역화는 지역주민들에게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들과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작업인데 어떤 내용들입니까?
『대학의 지역화는 경쟁시대에 대학이 짚고 넘어 가야할 과제중의 하나입니다. 숭실대는 오는 9월부터 관악구와 동작구 주민들에게 지역 케이블망을 통해 컴퓨터와 영어회화 등을 무료로 강습할 예정입니다.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함으로써 가능해집니다. 현재 외국인교수 15명과 컴퓨터교수들이 강의교재와 녹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정보화에 대한 총장의 소신은.
『정보화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지 않으면 결국 경쟁시대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정보화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인성과 윤리교육이 뒤따라야 합니다. 해커과 정보오염에 대한 인식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정보화도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양봉영기자>
어윤배총장 약력
58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66년 미 뉴욕대학 행정학박사
73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
88년 한국복지학회장
92년 한국중소기업학회장
95년 중소기업국제협의회장
97년 현재 숭실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