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ETI와 삼성, LG, 대우, 현대전자 등 전자 4社의 HDTV 프로토타입 개발은 수신회로 부문 기술이 확보됐음을 뜻하는 것으로 HDTV 상용화에 커다란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94년에 완료된 1단계 HDTV개발 사업기간중에 수상기와 관련부품 등 하드웨어 부문 개발에 주력해 왔다면 이번 2단계 기간중에는 주로 수신회로 부문을 개발,상용화할 수 있는 HDTV를 완성해 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HDTV 프로토타입 개발의 의미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확정돼 있는 미국규격(GA방식)에 맞는 HDTV를 개발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SIC화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점으로 모두 HDTV 상용화 개발의 핵심이다.
90∼94년의 1단계 HDTV 개발기간중에 국내에서 개발된 HDTV는 세계적으로 규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신부는 각종 규격에 따라 시범적으로 구현해 보는 수준에 그치고 자연히 규격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운관 등 수상기 개발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확정된 미국규격에 따라 구현한 이번 프로토타입 개발은 우리나라가 미국방식을 따라 HDTV를 상용화하겠다는 뜻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ASIC화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도 2단계 연구의 목표에 맞는 큰 진전이다. HDTV 상용화는 지금까지 개발된 것처럼 회로부의 덩치가 큰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신부의 회로를 작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2단계 HDTV 개발사업의 과제명이 「HDTV용 주문형반도체 개발」로 명명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프로트타입 개발은 역다중화부,디코더부,디스플레이 프로세서 등 HDTV 수신장치를 구성하는 3개 부문의 회로를 ASIC 설계방식에 따라 풀어서 구현한 것이라 보면 된다. 따라서 이들 회로를 줄여나가면 몇 개의 칩셋으로 구현하고 결국 한 보드에 집적해 현재의 TV처럼 수상기안에 내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된 HDTV는 대부분 회로부 구성에만도 보드 15장 정도가 사용돼 크기가 소형 냉장고만 한 연구개발용이며 실제 일반가정에서 쓸 수 있도록 상품화된 제품은 없는 상태이다.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4년8개월간 1천24억원을 투입,이 수신부를 총 10개 이내의 칩세트로 집적하고 원보드화한 HDTV 상용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KETI는 이번 프로토타입 개발에 이어 내년 초까지 1차 ASIC을 개발하고 99년 상반기중에는 기능이 훨씬 개선돼 직접 상용화할 수 있는 2차 ASIC을 완성해 낼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