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이 에너지절약을 위해 연초부터 제정, 실시하고 있는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제도」가 업계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등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의 보급촉진을 위해 지난해 12월 이 제도를 시행한 이래 지금까지 인증을 신청한 업체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증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이 미비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현재 통상산업부가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사용권고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공공기관에 고효율 기자재를 사용토록 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권고」하는 수준에 그쳐 업체들이 고효율 기자재 인증제도에 대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홍보부족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관련공문을 관련조합을 통해서만 발송하고 있을 뿐 대외적인 홍보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생산업체들의 상당수가 이 제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마크제도 등 기존 유사한 제도와의 중복성도 관련업체들이 신청을 꺼리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지정품목 중 하나인 26㎜형광등용 전자식 안정기의 경우 한전이 실시하고 있는 고마크제도와 유사해 업체들은 따로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전자식 안정기업계 관계자는 『이미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고마크제도가 자칫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제도에 의해 퇴색될 우려가 있다』면서 『고마크 인증을 위해 시험료를 부담한 업체들이 다시 모델당 2백50만원이나 하는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위한 시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은 중소업체들에는 큰 부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통산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현재 6개 품목인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의 적용범위를 확대, 7월께 신규품목을 고시할 예정이며 이때 인증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 마련과 제도개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