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PC업체들의 추격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컴퓨터 주변기기 공급업체들이 DVD 핵심부품인 DVD 플레이 보드와 DVD롬 드라이브를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초부터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전진영에 4개월 늦게 시동을 건 PC진영의 추격전이 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드분야에서는 이미 두인전자가 PC용 DVD 플레이보드를 출시한 상태이고 다음주부터는 가산전자도 신제품 경쟁에 가세할 예정이다. 또 서한전자와 프로콤코리아, 해태I&C 등 주변기기 개발사와 유통사들도 늦어도 6월까지는 DVD 플레이보드와 DVD롬 드라이브를 패키지 형태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업계는 PC 주변기기 공급사들이 DVD 제품군을 전격 출시함에 따라 침체된 컴퓨터, 주변기기 유통시장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꿈의 미디어라 불리는 DVD에 대한 기대감이 폭증하면서 고성능 컴퓨터 구매 예정자들과 고급PC 사용자들이 신제품 구매를 미루는 등 거대한 대기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은 DVD 제품군 출시를 기점으로 PC업계가 TV와 오디오로 중무장한 가전진영을 따돌리고 가정용 영상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란 성급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가전업계의 경우 하드웨어 판매와 소프트웨어 유통이 분리돼 경제성있는 시장규모를 형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컴퓨터업계는 두 제품군을 한꺼번에 취급하고 있고 제품구입시 2~4종의 타이틀을 번들로 제공해 매우 유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MPEG1 응용제품인 비디오CD의 경우 주요 신문에 전면광고를 게재하고 TV 및 케이블TV에 대대적인 광고판촉전을 펼쳤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둔 것을 좋은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반면 컴퓨터 업체들은 지난해 출시된 대부분의 PC에 비디오CD 플레이어 기능을 기본 탑재하고 수백만장의 타이틀을 소화해내는 등 사실상 디지털 영상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반증하듯 두인, 가산 등 주요 DVD 공급사들은 삼성 등 DVD 타이틀 개발업체로 부터 DVD 타이틀 공급권을 다수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서한의 경우 해외 공급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의 타이틀업체와 막후 교섭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제품 출하시 적게는 1종에서 연말께는 3~5종의 타이틀을 기본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그러나 PC진영과 가전진영의 주도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DVD롬 드라이브 판매시점과 가격」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 LG, 태일 등 국내 광드라이브 개발업체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CD롬 드라이브 업체들이 3, Mbps분기부터 DVD롬 드라이브 본격 양산에 나설 것을 감안할 때 대중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3~4개월 가량 앞당겨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면서 『이 경우 가격대가 10만원대로 크게 낮아져 PC업계가 DVD 시장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