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로고" 획득 국산SW 하나도 없다

세계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부여하는 윈도 로고가 소프트웨어 품질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획득한 제품이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특히 소프트웨어를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의지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MS가 전세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윈도95」에 적합하게 개발된 제품임』을 입증한다는 의미의 「Designed for Microsoft Windows95」라는 인증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은 「윈도95」가 발표된 95년 8월 직후 부터. 이후 96년말 현재 세계적으로 이 로고를 획득한 제품은 소프트웨어만 약 5백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올연말까지는 1천여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수출일선에 나서고 있는 10개 미만의 PC회사와 극소수 주변기기 개발사만 이 로고를 획득했을 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앞서 최근까지 10여개 소프트웨어회사들이 MS의 한국법인인 (주)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로고 획득 절차나 방법을 문의해온 경우는 있으나 조건이 까다로워 대부분은 서류조차 접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연말부터는 절차나 방법을 문의해온 업체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실상은 특히 정부가 올해를 소프트웨어 수출 원년으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없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윈도 로고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우선 운용체계 개발 공급회사인 MS가 세계 컴퓨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기에는 또 MS가 로고를 부여한 제품에 대해서는 개발사와 함께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뜻도 담겨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관련 업계는 로고획득 자체가 제품에 대한 품질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수출은 물론 자국내 대규모 기업체 수주과정에서도 윈도로고는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MS는 현재 인증을 신청해오는 세계 컴퓨터 개발사들의 제품에 대해 하드웨어와 주변기기는 미국 본사가 직접, 소프트웨어는 베리소프트라는 기술용역회사를 통해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한 뒤 통과된 제품에 대해서는 로고(그림)를 부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로고 인증을 신청한 제품이 테스트에 통과되려면 호환성, 안정성 등 7개 분야에 대한 기술적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것이 윈도95와 윈도NT라는 두 운용체계 환경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돼있는가 여부이다. 즉 아키텍처가 완전히 다른 두 운용체계에서 수정없이 실행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윈도로고를 획득한 업체들은 해당 제품 자체나 포장에 윈도로고를 부착할 수 있으며 언론 광고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조건은 얼핏 MS의 횡포처럼 여겨질 수도 있으나 관련 업계는 두 운용체계가 이미 세계 컴퓨터환경의 대세로 부상한 만큼 자연스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의 유력 소프트웨어사 한 관계자는 『국산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내수용이거나 기업내부용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윈도로고 획득 자체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개관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이같은 로고 획득이 필수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내 컴퓨터환경에서도 윈도NT에 대한 강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MS차원에서도 「윈도95」와 윈도NT의 통합전략을 확대해갈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은 윈도로고를 획득한 외국산 제품에 의해 잠식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주)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윈도로고 인증 획득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개발사들이 프로그램을 처음 설계할 때 윈도95와 윈도NT 규격을 동시에 만족하는 32비트 윈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인 「WIN32API」 채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