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화제를 모았던 TV드라마 「첫사랑」이 지난달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9월초부터 시작해 매주 토, 일요일 저녁에 한시간씩 방영돼 온 이 드라마는 8개월 내내 시청률 1위 기록과 함께 배경음악 스트라토베리우스의 「포에버」, 가수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 등을 히트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종일간 갈등과 번민, 반복되는 화해의 구도로 끝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성찬혁, 이효경, 강석진 등 주인공들의 삼각관계를 구체적으로 결론짓지 않고 「첫사랑은 맺어지지 않는다」란 일반적인 통념에 부합하는 결말을 지으면서 끝을 맺었다.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TV드라마 「첫사랑」이 최근에는 컴퓨터까지 이어지고 있다. 「첫사랑」이란 이름의 신종 컴퓨터바이러스가 등장한 것이다. 이 바이러스는 컴퓨터의 사용중 com, exe 파일의 크기를 7백56바이트로 늘리고 드라마의 주인공인 송찬혁, 이효경, 송찬우, 박신자 등의 이름이 영문으로 컴퓨터 화면에 느닷없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그동안 발견된 다른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공포의 대상」은 아니다. 첫사랑의 순수성을 감안한 듯 하드디스크에 들어있는 각종 정보를 깡그리 못쓰게 하거나 컴퓨터의 작동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컴퓨터 사용자들이 컴퓨터 작동중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젊은 컴퓨터 마니아가 그동안 즐겨보던 첫사랑 드라마의 종영이 못내 아숴워 장난삼아 이를 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의 등장은 현대문명에 대한 컴퓨터 마니아들의 비뚤어진 도전욕과 파괴심리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개발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경우에 따라선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첫사랑 컴퓨터 바이러스는 컴퓨터 작동에 별다른 장애를 주지 않을 지라도 조속히 퇴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