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D(고체촬상소자) 국산화 지지부진

「전자 눈」으로 불리는 고체촬상소자(CCD)의 국산대체가 시급하다.

자연상의 영상데이터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CCD는 그동안 응용시장이 캠코더, CCTV 등에 한정돼오다 최근 디지털 카메라나 영상회의용 카메라 등 정보 가전제품의 활발한 출시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국산화가 미진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 LG 등이 80년대 말 캠코더사업 시작과 동시에 CCD 개발에 착수, 삼성전자가 지난 92년 하반기에 3분의 1인치(직경) 흑백 CCD를 개발하고 LG반도체가 93년에 20핀 세라믹 서딥(DIP)타입의 25만화소 컬러 CCD를 발표하는 등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으나 후속제품 개발지연과 세트의 개발추세와 동떨어진 개발방향, 수율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도 제대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반도체는 각각 몇몇 흑백 및 25만화소 컬러 CCD제품까지 선보이고 있으나 실제로는 흑백 CCD만이 CCTV와 도어폰 일부에 적용되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CCTV용도 40만화소 컬러 CCD의 고급 제품을 요구하는 최근 경향에 따라 적용제품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캠코더용으로 사용되는 컬러CCD의 경우 최고급 기종인 손떨림 보정기능(EIS)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58만화소 제품이, 고해상도 제품용으로는 38만화소, 보급형 제품용으로는 25만화소 이상의 CCD가 각각 요구돼 국내업체가 선보이고 있는 보급형 CCD는 크기가 최근 채용추세인 4분의 1인치에 미치지 못하고 수율도 10% 정도에 머무르는 등 기술 및 채산성 문제로 채택되지 못한 채 전량 일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CCD의 국산화가 부진한 것은 CCD가 기본적으로 고난이도 설계, 생산 기술을 요구하는 데다 국내업체들이 범용보다는 고급제품 위주의 개발에 치중, 고급제품은 기술적인 벽을 뛰어넘지 못해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고 범용제품의 국산대체마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최근 개발전략을 수정, 수요가 많은 보급형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디지털 카메라나 PC 영상회의 카메라용 CCD 등 시장초기 제품은 조기에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개발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반도체는 오는 6월까지 3분의 1인치 보급형 PAL방식 제품을 개발하고 이어 곧바로 4분의 1인치 보급형 CCD개발에 들어가는 등 보급형 중심의 CCD를 국산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순차주사방식을 적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와 영상회의용 3분의 1인치 33만화소 컬러 CCD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