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향후 우리의 국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력이기 때문에 미래의 주역이 될 정보통신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연구환경 개선이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정보통신분야에 종사하려고 관련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포부는 대단하다. 정보통신관련 학과를 졸업한 이후에는 연구소의 전문연구자, 제품개발 분야의 종사자, 현장의 생산관리자, 참신한 아이디어에 의한 벤처기업의 운영, 후배양성을 위한 교육자 등의 길을 다양하게 진출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입학당시의 큰 포부와는 달리 교육과정에서 몇 가지 이유로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첫 번째의 주된 이유는 정보통신분야에서 개척해 나가야할 문제점들이 너무 광범위하고 어렵다는데 있다.
정보통신분야는 컴퓨터의 간단한 키보드 조작을 통해 작업을 수행하는 화이트칼라의 꿈을 펼치는 분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통신의 응용영역에는 개인이동통신, 선박통신, 위성통신, 가전통신, 의료통신, 교육통신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분야가 있으며, 응용분야에 적용되는 기술에는 전파전송기술, 매체활용기술, 변복조기술, 부호복호기술, 암호해독기술 등이 있다.
또한 이들 응용분야에서 정보통신설비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서비스관련영역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정보통신분야는 몇 명 또는 몇 개의 관련회사들에 의해 연구개발되고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역별이나 분야별로 전문성 있는 인력개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정보통신공학이란 제목자체가 갖는 호기심 뒤에 숨어있는 어려움을 알지못하고 매스컴 등의 홍보를 통해 막연한 기대만으로 정보통신분야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분야는 실용성이 전제된 첨단영역이므로 이론과 실습이 겸비된 인재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풍부한 실무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정보통신분야의 이론적인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력양성도 실무와 이론이 겸비된 교육프로그램하에서 가능하며, 학생들이 정보통신분야를 어렵게 느끼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세 번째로 정보통신의 기술교육에서는 첨단화된 소프트웨어 정보처리기술과 전자공학 하드웨어기술을 통신수단에 두루 유익하게 접목하는 기술을 교육하게 된다. 데이타통신분야의 종사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서버, 라우터, 게이트웨이 등의 하드웨어 장비들을 외국 유명사의 제품으로 사용하면서도 최첨단 정보통신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은 공군이나 해군의 지원력만으로 전쟁을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통신 교육이 소프트웨어에 만에 치중하게 되면 하드웨어관련기술이 배제되어 시스템 전반적인 구성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300만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이동통신분야에서 기지국시스템이나 단말기의 가격은 반 이상이 그 시스템 구성의 하드웨어 가격이 아니라 정보처리를 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연구개발비라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이처럼 정보통신분야에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편협된 발전만으로 대외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소프트웨어의 융통성과 하드웨어의 실감성을 접목할 수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의 육성을 위해 좀더 현장감 있고 구체적인 교육여건과 재원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부양하여야 할 것이다.
<배명진 숭실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