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직업도 있어요] 어린이용 PC디자이너 이은호씨

『유아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나 프로그램은 보여지는 것이 주가 됩니다.디자이너의 역할이 다른 어떤 경우보다도 큽니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이은호씨(27)가 하는 일은 어린이 PC와 그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디자인 하는 일.현재는 삼성전자가 출시,판매 중인 어린이PC [피코]용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하고 있다.

기획자가 프로그램에 대한 시나리오를 완성하면 그에 따라 캐릭터와 이미지그림들을 디자인하고 이를 데이터파일로 만들어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것이 이은호씨의 역할이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나이에 걸맞는 캐릭터를 선정하는 일은 이은호씨와 동료 디자이너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아내는 캐릭터를 선정하고 도안해야 하기 때문이다.외산 캐릭터들이 판치는 속에서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바램이자 고집이다.

어린이용 프로그램인 만큼 단순하면서도 알기쉬운 이미지 그림을 만드는 일도 어린이PC 디자이너인 그가 해야 할 일이다.어린이들은 글씨 대신 그림으로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만큼 쉽고 재미있게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것은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어린이PC용 프로그램은 일반 PC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나 CD롬타이틀과는 다릅니다.프로그램의 용량 자체가 극히 제한돼 있고 프로그램의 운영방식도 다르죠.작은 용량이지만 재미있고 근사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죠.』

어린이PC와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면서 이씨가 느끼는 가장 큰 안타까움은 어린이용 게임이나 각종 놀이 재료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대학시절 일선 동화 및 원화 작가들과의 많은 교류는 국내의 열악한 어린이환경을 실감케 했었다.어린이를 위해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는 지금 그가 느끼는 소재의 빈곤은 더욱 절실하기만 하다.

『다른 기업에서도 어린이용PC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어린이들이 즐겁게 가지고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도 있었으면 하고요.진정으로 어린이를 생각하는 자세에서 어린이용 소재 개발에 모두가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고 생활할 수 있는 놀이물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레고 등 어린이 놀이들과 PC를 접목시킨 다양한 제품 및 프로그램을 개발「디자인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은호씨는 경원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지난 96년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에 입사,현재 정보미디어본부 소프트사업팀에 근무하고 있다.

<김윤경 기자>